제주도 여행비용이 일본 여행과 비슷하다는 대중의 인식과는 달리 실제로는 일본이 제주도보다 2배 이상 비용이 든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30일 여행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월간 국내·해외 여행동향 보고’에 따르면, 응답자는 제주도 여행비용을 과대평가하고 일본 여행비용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속설을 믿는 응답자가 10명 중 8명을 넘었지만, 실제 지출액은 일본 여행이 제주도 여행의 2배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를 구체적으로 보면, 응답자의 88%가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으며, 83%는 실제로 가능하다고 봤다. 반면 ‘들어본 적 없다’, ‘불가능하다’는 응답은 각각 3%, 9%에 그쳤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말은 보편적 통념으로 자리잡은 셈이다.
예상 여행비용(3박 4일 기준)은 제주도가 86만원, 일본이 110만2000원으로 조사되는 등 응답자들은 일본의 여행 비용이 제주도보다 1.3배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컨슈머인사이트의 ‘주례 여행행태 및 계획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두 지역 여행자의 실제 지출액은 제주도가 52만8000원, 일본이 113만6000원으로 일본이 제주도의 2.15배에 달했다.
실제 지출액 대비 예상 여행비는 일본은 0.97배로 거의 비슷했으나, 제주는 1.63배로 실제 지출보다 큰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러한 오해는 제주도 여행을 한 적이 없는 경우에서 더 심했다.
응답자 중 지난 1년 내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는 응답자는 예상 여행비용으로 78만8000원, 한 번이라도 다녀온 적이 있는 응답자는 84만6000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응답자는 93만5000원이라고 답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여행지 물가와 서비스에 대한 논란은 많지만 그중 제주도는 유독 심하며 최근에도 ‘비계 삼겹살’ 등이 보도되며 여행 심리를 얼어붙게 했다”며 “이는 일본여행 붐과 맞물려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오해가 정설처럼 자리 잡게 했다”고 했다.
이어 “‘제주도는 비싸다’는 오래된 선입견과 부정적인 뉴스의 확대 재생산이 만든 합작품”이라며 “이런 인식의 폭이 넓고 뿌리 깊다는 점에서 단기간의 해결은 힘들며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접근이 요구된다”고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