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정문에서 이웃에게 흉기로 살해당한 40대 가장의 부검 결과 사인이 ‘전신 다발성 자철상’으로 확인됐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피해자 A(43)씨에 대한 부검을 진행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구두 소견을 받았다고 31일 밝혔다. 전신 다발성 자철상은 온몸이 흉기에 찔리고 동시에 베인 상처를 의미한다. 피해자의 몸 여러 곳에 이 같은 상처가 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범행에 사용된 도구는 길이 120㎝, 칼날 길이만 75㎝에 달하는 일본도이다.
피의자 백모(37) 씨는 올해 1월 초 일본도를 구매해 경찰로부터 도검 소지 허가증을 발급받았다. 경찰은 “허가 당시 정신병력과 범죄경력을 조회했지만 이상이 없어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백 씨의 이상행동에 대한 신고가 올해만 7건 접수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7건의 신고 모두 도검과 관련된 내용은 없었으며, 단순 말다툼 시비가 주된 내용이라고 파악됐다.
아파트 한 주민은 “그 가방을 메고 입주민 헬스장에 왔었는데 예전에 난동 피웠다”며 “욕하면서 코치를 괴롭혔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서 백 씨는 “A씨가 나를 지속해서 미행하는 스파이라고 생각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 조사 결과 백 씨와 A씨는 산책 과정에서 몇 차례 마주친 적이 있으나 개인적인 친분은 없는 사이로 확인됐다.
한편 백 씨는 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그는 서울서부지법 이순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피해자에게 죄송한 마음이 있냐”는 질의엔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피해자가 미행한다고 생각해 범행했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네”라고 답했으며, 마약검사를 거부한 이유에 대해선 “비밀 스파이들 때문에 안 했다”고 답하는 등 횡설수설한 모습을 보였다.
“평소 도검을 소지하고 다녔나” “직장에서 불화가 있었던 게 사실인가” 등의 질문에는 “아닙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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