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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달만의 '엔고'…닛케이 장중 1300엔 빠져

['9월 피벗 논의' 못박은 美]

파월 발언에 금리차 축소 기대감

증시는 수출주 약세에 2.5% 하락





‘일본은 올리고 미국은 내린다.’

미국과 일본의 통화 당국이 각각 금리 정책 방향 전환을 명확히하면서 미일 금리 차를 배경으로 벌어졌던 엔화 매도, 달러 매수의 ‘엔캐리 트레이드’가 진정되고 엔화 강세가 나타나는 양상이다. 4개월 만에 최고가를 찍은 엔화와 달리 일본 증시는 ‘엔화 약세 수혜주’인 수출주들을 중심으로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장중 1300엔 넘게 하락하는 등 약세를 보였다.

1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 가치는 한때 148.51엔까지 오르며 4개월 만에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날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에 이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9월 금리 인하 시사 발언으로 미일 금리 차 축소 기대가 확산하며 엔화 매수, 달러 매도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정책금리를 기존 0~0.1%에서 0.25%로 올렸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경제·물가의 정세가 전망에 따라서 움직이면 계속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말해 추가 조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금융 긴축을 진행한 연준과 완화정책을 고수한 일본은행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양국 간 금리 차도 좁혀지고 있다. 금융정책 흐름이 반영되는 2년물 국채 수익률은 7월 31일 기준 미국이 4.258%, 일본이 0.449%다. 격차는 약 3.8%포인트로 전월 대비 0.6%포인트 줄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022년 8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일본 경제가 추가적인 금리 상승을 견딜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미국 운용사 PGIM채권의 로버트 팁 매니저는 “미일 정책금리 차이가 여전히 5%포인트”라며 “이 격차가 최소한 1%포인트 추가로 줄어들지 않으면 엔화 환율은 안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1월 미 대선도 금융정책과 엔화 환율의 향방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날 엔화 강세 속에 일본 증시는 수출주 등 환율 민감도가 큰 종목을 중심으로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약세를 보였다. 닛케이225평균지수는 장중 1300엔 넘게 하락하다 975.49엔(2.49%) 빠진 3만 8126.33엔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일본 증시 대장주이자 대표 수출주인 도요타자동차는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1조 3085억 엔으로 역대 최고를 경신했음에도 8% 넘게 하락했다. 앞서 엔화 약세(환율 상승)를 전망하고 예상 환율을 달러당 155엔으로 상정했던 캐논은 6.92% 빠졌다. 필립증권의 마스자와 다케히코 주식부 트레이딩 헤드는 “(엔저 수혜로 실적) 상향 조정을 기대해야 할 상황에서 다음 분기 하향 조정할 가능성을 반영해야 하는 시장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 증가 우려로 스미토모부동산·노무라부동산홀딩스·미쓰이부동산도 7~9%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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