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을 안 먹었다면 7게임에서 못 이겼을 것 같아요.”
‘탁구 삐약이’ 신유빈(대한항공)이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4강에 오른 뒤 이렇게 말했다.
신유빈은 1일(한국 시간) 프랑스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탁구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일본의 히라노 미우를 풀게임 접전 끝에 4대3으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이날 신유빈은 먼저 3대0까지 앞서나가다 내리 3게임을 내줬고 마지막 7게임에서 이기며 4강행을 확정 지었다.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신유빈은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중간중간에 팔에 힘도 빠지고 그래서 제대로 된 공을 못 보내던 게 생각났다”면서 “어쩔 수 없이, 무조건 저도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 무조건 직진으로, 이거를 뚫어내야 한다는 마음이었다”고 돌아봤다. 승리를 확정 지은 뒤 살짝 눈물을 보인 그는 “안도감의 눈물이었다. ‘드디어 이 경기가 끝났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잊을 수 없는 경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탁구 선수가 올림픽 남녀 단식 4강에 오른 건 2004년 아테네 대회 남자 단식 유승민(대한탁구협회 회장), 여자 단식 김경아 이후 처음이다. 당시 유승민은 금메달, 김경아는 동메달을 따냈다. 신유빈은 한국 탁구에 20년 만의 올림픽 단식 메달을 선물하겠다는 각오다.
신유빈은 “(20년 만의 4강 진출인 줄은) 나도 몰랐는데, 그냥 한 경기, 한 경기 하다 보니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었다”면서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잘 먹고, 잘 쉬고, 상대 분석 잘해서 더 좋은 경기력을 만들어서 시합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신유빈은 경기 중 에너지 보충을 위해 바나나, 주먹밥 등 간식거리를 먹는 모습으로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간식을 안 먹었다면 7게임에서 못 이겼을 것 같다. 체력이 너무 많이 소진돼서 중간중간 힘도 풀리더라”면서 “엄마가 만들어준 주먹밥이랑 바나나를 잘 먹고 들어간 게 이길 수 있었던 요인이지 않나 싶다”며 웃었다.
신유빈의 다음 상대는 도쿄 올림픽 2관왕의 세계 4위 천멍(중국)이다. 신유빈은 천멍과 지난 3월 한 차례 대결해 1대4로 완패한 바 있다. 신유빈과 천멍의 준결승전은 한국 시간으로 2일 오후 8시 30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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