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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巨野 ‘현금 지원’ 입법 집착, 해외 ‘포퓰리즘의 말로’ 교훈 얻어야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 특별법)’이 1일 우원식 국회의장에 의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이에 국민의힘은 25만 원 지원법 상정에 반발하면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했다. 거대 야당은 필리버스터가 시작된 후 24시간이 지난 시점인 2일 오후 토론 종결권을 행사한 뒤 곧바로 본회의 표결을 강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윤석열 대통령은 25만 원 지원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극한 정쟁 속에 ‘입법 강행-거부권-재투표’의 도돌이표 악순환이 쳇바퀴 돌 듯 반복되고 있다.

25만 원 지원법은 전 국민에게 25만~35만 원 범위에서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은 이 법에 대해 “소비 진작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를 위해 총 12조~18조 원의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야 하므로 가뜩이나 부실해진 재정이 더 허약해질 것이 분명하다. 그뿐 아니라 소비승수 효과는 거의 기대할 수 없는 반면 한꺼번에 풀린 유동성이 되레 물가를 자극해 국민 부담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25만 원 지원법은 헌법 54·57조 등에 규정된 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그런데도 거대 야당이 ‘현금 지원’ 선심 입법에 집착하는 것은 나랏돈으로 표를 사겠다는 불순한 의도이며 포퓰리즘 정치의 전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포퓰리즘은 결국 비극적 말로를 걷게 된다는 점을 해외 국가들의 사례에서 배워야 한다. 자원 부국으로 한때 선진국 문턱에 들어섰던 베네수엘라는 1999년 우고 차베스가 집권한 뒤 유전을 국유화하고 뭉칫돈까지 찍어내며 무상교육·무상의료 등 선심 정책을 남발하다 스스로를 최빈국으로 끌어내렸다. 차베스의 포퓰리즘을 계승한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은 초인플레이션 등 심각한 경제 위기를 초래한 데 이어 관권 부정선거로 민주주의 시스템까지 허물고 있다. 반면 극심한 포퓰리즘으로 ‘유럽의 문제아’로 찍혔던 그리스는 과감한 구조 개혁과 무상복지 축소 등을 거쳐 경제를 회생시키고 있다. 민주당은 말로만 ‘먹사니즘(국민이 먹고사는 문제 해결)’을 외치지 말고 망국적 포퓰리즘 법안을 철회하고 경제·민생 살리기 입법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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