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누적 적립금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정부는 내년 건강보험료율을 소폭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건보료율이 이례적으로 동결됐던 만큼 2년 연속 보험료를 올리지 않으면 건보 재정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일 건강보험 당국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이달 중 건강보험 최고 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어 내년 건보료율을 결정한다. 건정심은 복지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가입자 측을 대표하는 노동계와 경영계 등의 위원 8명, 의약계를 대변하는 위원 8명, 복지부·기획재정부·건보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등 공익 위원 8명 등으로 구성된다.
건정심 주변에서는 내년 건보료율을 1%대 안팎으로 인상하는 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보 당국이 재정안정을 도모하려면 올해 동결했던 건보료율을 내년에는 어떻게든 많이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금리와 물가 수준이 높고 경기가 침체하는 등 국민경제 여건을 고려하면 건보료 인상을 최소화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건강보험 곳간이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점도 인상률을 최소화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최근 몇 년간 건보 재정이 흑자를 기록하면서 누적 적립금은 지난달 기준 약 28조원으로 사상 최대에 달했다.
올해 건보료율은 지난해와 같은 7.09%로 동결된 바 있다. 건보료율이 동결된 것은 지난 2017년도 이후 7년 만이었으며 2009년을 포함해 역대 3번째였다. 2017년을 제외하면 2010년 이후 건보료율은 최대 5.9%까지 매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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