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을 돕게 된 건 김건희 여사가 ‘우리 남편을 도와달라’고 전화해 부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2일 공개된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에 대해 “2021년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다음 날 국민의힘에서 나왔다. 그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드릴 말씀이 있으니 꼭 뵙고 싶다’고 해 일주일 뒤에 만나기로 했다”고 지난 날을 떠올렸다.
이어 “그런데 하루 전날 윤 전 총장이 제삼자를 통해 약속을 취소하더라”며 그때 처음 통화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은 2021년 3월 4일 검찰총장 자리에서 물러난 뒤 정치 진입을 모색 중이던 윤 대통령이 회동 약속을 깬 건 “아마 나에 대해 안 좋은 소리를 들었던 모양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석 달쯤 지나 김건희 여사가 전화해 ‘남편을 도와달라’고 해 얼마 뒤 아크로비스타 지하의 식당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만났다”며 “단둘이 얘기하는 자리에서 윤 전 총장이 ‘도와주시면 잘 따르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에 김 전 위원장은 “(그 계기로) 도와주기 시작했는데 윤 전 총장이 대통령 후보가 되니까 마음이 바뀐 것 같다”며 윤 대통령과 갈등 끝에 2022년 1월 5일 총괄선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난 배경을 털어놓았다.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참패는 명품백,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논란보다는 경제정책 실패가 더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자영업자, 소상공인, 서민들은 정권이 바뀌었으면 뭔가 달라지겠지라는 기대가 크기 마련인데 정부는 재정 건전화를 내세우면서 각자 알아서 먹고살라고 해버렸다”고 지적했다.
또 친윤 진영에서 한동훈 대표에게 배신자 프레임을 씌운 것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한배에 탄 처지라고 강조했다. 그 이유로는 “한 대표가 전대에 출마한 것은 차기 대통령을 목표로 한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잘돼야 한 대표도 대통령 희망이 있다. 윤 정부가 잘못하면 가망이 없기에 배신이 나올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의원은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에 기여했지만 쫓겨났다. 그렇지만 이번 총선에서 당선됐기에 2027년 대선 유력 주자가 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여기에 한동훈 대표까지 등장, 보수 진영의 세대교체 가능성이 훨씬 더 농후해졌다”며 “두고 봐야 하지만 한 대표와 이 의원이 대통령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는 계기는 만들어졌다”라는 말로 이 의원과 한 대표가 보수진영 대권 주자로 자리매김한 것 같다고 판단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