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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회생개시 결정 한달 벌었지만…채권단 협상·변제 '산 넘어 산'

[회생법원, 티몬·위메프 ARS 절차 승인]

채권자 수·규모 파악도 못해

'자구안' 등 막연한 대안 제시

"계속기업가치 800억" 주장

매각금, 피해액의 10% 수준

13일 정부 포함 '회생협의회'

류광진 티몬 대표이사가 2일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기업회생 첫 심문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티몬·위메프가 자율구조조정(ARS) 프로그램에 진입하면서 채권단과의 자율 협상이 성사될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양 사 대표는 법원 심문기일에 출석해 사과의 뜻을 전하며 빠른 시일 내 정상화를 약속했지만 현재까지 채권자 수와 규모 파악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또 협상 성사의 관건인 변제 방안에 대해서는 구조조정 펀드 유치와 자구안 마련 등 막연한 대안만을 내놓았다.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안병욱 법원장, 김호춘·양민호 부장판사)는 2일 티몬과 위메프의 심문을 차례대로 진행하고 ARS 프로그램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회생 개시 결정도 9월 2일까지 한 달간 보류하기로 했다. ARS는 채권자협의체와 회생 기업이 자율적으로 협상에 나서는 제도로 최대 3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 회생 법원은 채권자인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13일 정부기관 및 유관기관을 포함한 회생절차협의회도 개최한다.

티몬·위메프가 ARS 절차에 진입하면서 채권단도 대표 협의체 결성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단협의체는 가장 많은 채권을 보유한 채권자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협의체는 ARS 프로그램에서 채권자 대표로 참여해 티몬·위메프와 변제 비율, 방안 등을 논의한다. 다만 ARS는 법률에 규정되지 않은 자율 제도이기 때문에 양측 간 의견 차이가 클 경우 협상 자리가 한 번에 그친 채 그대로 종료될 수도 있다.

채권단과의 합의가 이뤄질 경우 티몬·위메프가 법원에 제출한 회생 신청은 그대로 취소된다. 또 법원이 회생 개시 결정을 내리기 전이므로 회생계획안 인가 절차를 밟지 않고도 회생 절차에서 졸업하는 것이다.

협상이 불발된 채 ARS 기간이 종료될 경우 법원은 회생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이때 회계법인을 조사위원으로 선정해 기업이 존속했을 때의 가치인 계속기업가치와 청산했을 때의 가치를 산정한다. 만약 티몬·위메프의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크더라도 곧바로 파산을 선고하지는 않는다. 외부 투자자 유치와 경영권 매각 등의 변제 방안으로 향후 존속가치가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 경우 회생 절차를 밟을 수 있다.





티몬·위메프가 ARS 프로그램 내에서 회생 절차에 졸업할 경우 정상화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양 사가 ARS 기간 내 뾰족한 변제안을 내놓지 못할 경우 파산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이날 심문기일에서 두 대표는 정확한 채권자 수와 규모에 대해 파악하지 못했고 구조조정 펀드 유치와 자구안 마련 등 막연한 변제 방안만을 제시했다. 또 회생 신청서에 작성한 계속기업가치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류화진 위메프 대표이사는 “계속기업가치 800억 원, 청산가치로는 300억~400억 원으로 잡았다”고 답했다. 회생 절차에서 외부 투자자를 유치할 때 두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매각가를 산정한다. 이날 류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인수자가 800억 원에 단 1원만을 보태도 경영권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대표가 설명한 대안은 사실상 채권단에게 변제하기 어렵다는 의미와도 같다. 만일 1000억 원에 경영권 매각이 이뤄지더라도 가장 후순위로 변제받는 채권단에게 돌아갈 자금은 없다. 현재 미정산 피해액이 1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해당 매각금은 1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변제율이 낮을수록 채권단과의 협상이 불발될 위험은 커진다. 법적 회생 절차에서도 변제율이 낮아 채권단이 회생계획안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회생 절차는 그대로 폐지된다. 회생 절차 폐지 이후 기업은 파산 절차를 밟거나 법원을 설득해 회생 절차에 재진입해야 한다.

기업 회생 자문 전문 변호사는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는 곧 채권단에게 돌려줄 수 있는 돈과도 같다”며 “정상화에 힘쓰겠다고 하면서도 1000억 원조차 안 되는 기업가치를 제시한 것은 상당히 모순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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