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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보다 나은 AI? 배 안 가르고 이식할 간 크기 계산 [헬시타임]

■삼성서울병원 연구팀, 간이식 AI 모델 개발

CT영상 기반해 공여자의 간 크기·용량 자동 측정

서지컬마인드와 AI탑재 수술계획 소프트웨어 개발

이미지투데이




국내 의료진이 간을 떼어주는 공여자의 간 크기와 용량을 수술 전에 미리 예측할 수 있도록 돕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식외과 유진수·오남기 교수와 영상의학과 정우경·김재훈교수 연구팀이 생체 간 공여자의 간 크기와 용량을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에 기반해 자동 측정할 수 있는 ‘간이식 AI 모델’을 제시했다고 2일 밝혔다.

간은 건강한 상태라면 60~70%를 잘라내도 다시 재생이 된다. 국내에서는 뇌사자의 장기기증이 부족한 탓에 살아있는 사람의 간 일부를 떼어내 말기 간질환 환자에게 이식하는 생체 간이식이 상대적으로 많이 이뤄지는 편이다.

간이식 AI 모델을 적용한 수술 계획 소프트웨어.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공여자의 안전을 확보하려면 기증 후 간이 최소 30% 이상 유지돼야 한다. 수여자 역시 이식받은 간의 무게가 자신의 체중 대비 0.6~0.8%는 돼야 간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다. 공여자, 수여자 양쪽 모두에 안전한 적정선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기존에는 이식외과 의사가 CT 영상을 기반으로 공여자의 간을 해부학적 구조에 따라 분할한 다음 일일이 손으로 크기와 용량을 계산해야 했다. 사람이 직접 작업을 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릴 뿐 아니라 주관적 판단에 따른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2년 4월~2023년 2월에 삼성서울병원에서 공여자로 수술 받은 환자 114명의 CT 영상 검사 결과를 3차원(3D) 모델로 만든 다음 U-Net 기반 딥러닝 모델을 설계했다. 이들 중 103명의 자료는 간이식 AI모델의 학습용, 나머지 인원의 데이터는 예측값과 수술 후 실제 측정값을 비교하는 검증용으로 썼다. 환자 데이터 샘플 4개당 한조로 250차례에 걸쳐 학습을 반복하고 최적화를 거쳐 만들어진 간이식 AI 모델은 검증에 쓰인 환자의 데이터와 맞아 떨어졌다.



기존 의료진이 직접 수행한 결과와 비교하니 유사도(Dice Similarity Coefficient)는 우엽 94%, 좌엽 91%로 나타났다. 간이식 AI모델과 의사가 직접 측정한 간 용량 값의 차이는 평균 9.18ml로 낮았다. 환자 간의 용량 크기에 대한 변동성을 예측하는 결정계수(R²)의 경우 간이식 AI모델이 0.76으로 의사가 직접 측정한 경우(0.68)를 웃돌았다. AI 모델이 실제 환자의 간의 용적이나 크기 등을 의사 못지 않게 잘 구분해 반영한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간이식 AI 모델을 탑재한 수술 계획 소프트웨어를 서지컬마인드와 함께 개발하고 있다. 초기 단계에서 간이식 AI 모델의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발전시켜 보다 정교한 범용 서비스로 구현하겠다는 목표다. AI 기술 고도화를 통해 국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일본을 앞지르는 것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현재 3D 모델링 기반 수술 계획 소프트웨어 시장은 일본이 주도하고 있다. 수술 계획 소프트웨어는 2024년 기준 전 세계 시장 규모가 1억 2500만 달러(약 1732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유망 산업이다. 연 평균 6.6%씩 성장해 오는 2030년경 1억 8300만 달러(약 2536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AI 바람을 타고 기존 추계보다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란 전망과 함께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움켜쥐기 위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유 교수는 “간이식 수술 이전 잘 준비된 계획이 수술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며 “생체 간 공여자의 숭고한 뜻을 살리고 환자의 더 나은 삶을 위해서 간이식 AI 모델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외과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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