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메타 등 미국의 대표 빅테크 기업 4곳이 차세대 먹거리인 인공지능(AI) 분야에 상반기에만 144조 원이 넘는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본격적인 ‘쩐의 전쟁’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 메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AI 관련 투자(자본지출)는 총 1060억 달러(약 144조 3190억 원)로 작년 동기보다 50%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MS는 330억 달러(약 44조 9295억 원)로 같은 기간 78%,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252억 달러(약 34조 3098억 원)로 90% 급증했다. 이는 이들 업체의 최근 분기 실적 보고서를 토대로 집계한 것이다. 이들 네 곳 기업의 상반기 AI 투자액은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 시가총액(126조 원)보다 더 많은 수준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빅테크 경영진은 향후 지금보다 더 많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메타의 올해 AI 관련 자본지출이 400억 달러(약 54조 4600억 원)에 이를 수 있다”며 “현시점에서 너무 늦기보다는 필요하기 전에 (AI 관련) 역량을 구축하는 위험을 감수하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역시 “기술 분야에서 이런 전환기를 겪을 때 (AI에 대한) 과소 투자의 위험이 과잉 투자의 위험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의 AI 관련 투자가 올해 연말까지 2배 이상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건설, 클라우드 서비스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한 투자 확대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델오로그룹의 분석가들은 향후 5년 내 데이터센터와 같은 AI 관련 인프라 구축에 최대 1조 달러(약 1361조 5000억 원)가 투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최근 미국 증시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의 AI 관련 투자 확대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고조되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조정을 받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얼라이언스번스틴의 짐 티어니 미국 성장주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들에게 모든 (AI 관련) 비즈니스 모델과 성과가 무엇인지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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