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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北 수해지원 제안에도…김정은 "적은 변할 수 없는 적"

정부 제의에 北 무응답

김정은은 대남 적대의식 표출

"韓, 지원 제안하며 도덕적 우월성 표시"

"재난리더십 부각 北, 지원 안받을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침수지역 주민 구출에 투입됐던 헬기 부대를 축하 방문해 훈장을 수여하고 격려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북한의 수해에 대해 12년 만에 인도적 지원 의사를 표명한 가운데 북한은 이에 대한 직접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적은 변할 수 없는 적”이라며 대남 비난을 하고 나서 실제 지원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4일 통일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일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심각한 수해를 입은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후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연락채널을 통해 북한에 통화시도를 하고 있지만 북측에서 응답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3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2일 주민 4200여명을 구출한 공군 직승비행부대(헬기 부대)를 축하 방문해 격려 연설을 통해 "인민보위전에서 용감했고, 능숙했고, 주저없었던 것처럼 훈련혁명을 다그쳐 원수를 격멸하는데서도 철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지금 적들의 쓰레기 언론들은 우리 피해 지역의 인명피해가 1000명 또는 15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구조 임무 수행 중 여러 대의 직승기(헬리콥터)들이 추락된 것으로 보인다는 날조된 여론을 전파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이러한 모략선전에 집착하는 서울것들의 음흉한 목적은 뻔하다"며 "적은 변할 수 없는 적"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어떻게 하나 우리를 깎아내리고 우리 공화국의 영상에 먹칠을 하자고 악랄한 모략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는 한국 쓰레기들의 상습적인 버릇과 추악한 본색을 신랄히 지탄하시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우리는 재해복구나 인민생활을 위해 국방을 포기하는 일이 없을 것이며 국방을 위해 인민생활을 덜 관심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단호히 언명'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지난 1일 정부의 수해 지원 관련 제의는 2012년 이후 12년 만이었다. 당시 북한의 거부 의사 표명으로 지원은 되지 않았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정부의 수해 지원 제안에 대해 정무적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적대적 두 국가론을 주장하며 통일을 부정하는 북한과 대비시켜 남북간 직접적 인도적 지원이라는 민족간 도움, 남북관계 특수성을 부각시킴으로써 상대적으로 한국의 남북관계에 대한 ‘선의’, 인도주의적 관대함, ‘통일 지향성’ 등을 보여준 것”이라고 진단했다. 남북관계 명분 차원의 우월성 보여줬다는 것이다. 다만 김 위원장의 발언에서 보듯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분석이다. 적대적 두 국가론을 수차례 강조하고 있고 현재 김 위원장의 ‘재난 리더십’도 부각시키고 있어 한국의 지원을 받는 모양새를 만들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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