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고트(GOAT·Greatest Of All Time, 역대 최고 선수)’라는 단어를 얻었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만 금메달 3개를 목에 건 김우진(청주시청)이 개인전을 마친 후 드디어 자신이 역대 최고 양궁 선수임을 인정했다.
김우진은 통산 5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수확하며 동·하계를 통틀어 역대 최다 금메달을 따낸 한국 올림피언으로 우뚝 섰다. 앞서 4개씩을 따낸 김수녕(양궁), 진종오(사격), 전이경(쇼트트랙)을 뛰어넘었다.
남자 선수만으로 한정하면 개인전, 단체전과 혼성전을 석권하며 사상 첫 올림픽 양궁 3관왕에도 올랐다.
김우진은 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대회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브레이디 엘리슨(미국)과의 슛오프 명승부 끝에 6-5(27-29 28-24 27-29 29-27 30-30 <10+-10>)로 이기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우진은 "많은 선배, 현역으로 있는 제 후배들 등을 다 통틀어서 가장 많은 메달을 보유하게 됐다.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내 이름을 남길 수 있는 것 자체가 기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난 앞으로 더 나아가고 싶다. 은퇴 계획도 없다"며 "4년 뒤에 있을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까지 또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니 오늘 메달은 오늘까지만 즐기겠다"고 강조했다.
김우진은 "내일부터는 다 과거로 묻어두겠다.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고도 했다.
엘리슨과 슛오프를 돌아본 김우진은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라는 말을 떠올리며 "(그렇게 하려고) 열심히 노력했는데 50% 정도는 성공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우진은 후배들에게 특별한 조언도 남겼다. 김우진은 "내가 딴 메달에 영향받지 않고, 나의 원래 모습을 찾아 계속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며 "메달 땄다고 (자만에) 젖어있지 말아라. 해 뜨면 마른다"고 힘줘 말했다.
준결승에서 팀 동료 이우석(코오롱)을 누른 김우진은 "이우석 선수한테 미안하지 않게끔 금메달을 땄다"고 기뻐했다.
김우진은 대한양궁협회의 공정한 국가대표 선발 시스템이 오늘날 한국 양궁의 '대성공'을 만든 것이라 강조했다. 김우진은 "내가 어느 날 선발전을 통해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도록 (협회가) 만들어준다. 공정하고 모두가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다"며 "초, 중,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넘어 실업팀까지 이어지는 시스템을 만들어준 게 한국 양궁이 계속 최강인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외국 선수들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 그래서 우리는 안주하면 안 된다"며 "개척자는 앞에서 길을 만들어야 한다. 우린 계속 남들이 따라오는 길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