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총선 참패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표심을 잡기 위해 민생 정책 발굴과 인재영입위원회 상설화를 추진한다. 당내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됐던 당직 인선을 끝내고 친정 체제를 구축한 만큼 생활 밀착형 정책을 앞세워 외연 확장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한 대표는 중진들과 릴레이 식사 정치도 시작하며 내부 결속을 통한 당 장악에도 시동을 걸었다.
한 대표는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중수청’의 외연 확장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당 인재영입위원회를 상설화하고 강화해 인재 발굴과 교육에 당의 사활을 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총선 등 각종 선거에 임박해 인재 영입에 나설 게 아니라 상설화된 영입 시스템을 통해 인재 육성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앞서 한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 선언에서도 경쟁력 있는 정치 신인 영입을 공약하는 등 인재 육성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대표는 폭염에 대비한 전기료 감면 방안과 추석을 앞둔 물가 안정 대책도 함께 주문하며 집권 여당 대표로서의 정책 주도권도 놓치지 않았다. 그는 “계속된 폭염으로 국민 피해가 심각하다”며 “폭염기 전기료 부담을 덜기 위한 대책을 당정이 함께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야 모두 전기료 감면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법안을 발의한 만큼 신속히 여야 합의를 통한 민생 법안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올해는 예년보다 이른 추석 탓에 수급 대책을 미리 챙길 필요가 있다”며 “당이 중심이 돼 물가 안정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쟁 법안을 밀어붙이는 야당과의 차별화를 통해 중도층 표심 잡기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이날 김종혁 지명직 최고위원과 정성국 조직부총장,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 곽규택·한지아 수석대변인 등을 임명하며 추가 당직 인선도 마무리했다. 이들 모두 과거 비상대책위원회와 전당대회 당시 한 대표와 인연을 맺은 인사들이다. 당연직 최고위원인 김상훈 신임 정책위의장도 이날 의원총회에서 박수로 추인되면서 한동훈 지도부는 최고위원 9명 중 과반(5명)을 확보하게 됐다.
한 대표는 이날 조경태·권성동 의원과의 오찬을 시작으로 5선 이상 중진과 연쇄 식사 정치에 나서는 등 당 장악력 강화에도 시동을 걸었다.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난 권 의원은 “‘원활한 소통을 바탕으로 당을 잘 이끌어나가 달라’는 취지의 조언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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