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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삼성바이오로직스, 휴가철에도 라인 24시간 풀가동…수주물량 생산 이상無

■송도 제1바이오캠퍼스 가보니

1년 365일 24시간 ‘연중 무휴’ 생산

1~3공장 풀가동·4공장 가동률 올려

필수 인력이 충전량·기울기 등 조절

CMO·CDO수주증가·품질 인정받아

방진복과 모자·마스크 등을 착용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들이 4공장 바이오리액터홀에서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품질은 우리의 자부심입니다.”

지난달 31일 방문한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제1바이오캠퍼스. 1~4 공장을 연결하는 브릿지의 복도 벽면 곳곳에서 이 같은 문장을 볼 수 있다.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연 매출 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쟁력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잘 보여준다.

통상 제약업계는 여름철 휴가시즌에 공장을 셧다운 한 후 설비를 점검한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휴가철에도 전 공장을 24시간 풀가동한다. 바이오 의약품의 특성상 배양·정제 등의 과정을 40일 이상 멈추지 않고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객 만족 최우선’이라는 목표에 따라 제품을 제때 공급하기 위해 365일 연중무휴 운영체제를 구축한 이유다. 현재 1캠퍼스의 1~3공장은 풀가동하고 있다.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인 24만 리터의 생산 규모를 갖춘 4공장은 가동률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방진복과 모자·마스크 등을 착용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들이 4공장 바이오리액터홀에서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2공장 4층 VIP쇼룸에 들어서자 유리벽 너머 바이오리액터 홀에는 10개가 넘는 바이오리액터(배양기)가 나란히 늘어서 있었다. 사람 키만한 배양기에서 바이오 의약품용 세포가 배양된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배양기 옆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은색 파이프라인이다. 바이오 의약품은 세포배양·정제·충전 등의 과정을 거쳐 생산되는데 합성 의약품에 비해 외부환경 변화에 민감하고 미생물 오염에 취약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서 감사를 나와도 필수 현장을 제외하고는 클린룸 곳곳에 설치돼 있는 폐쇄회로TV(CCTV)를 통해서 내부를 들여다 보는 이유다. 오염 관리가 바이오 의약품 품질 관리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바이오 의약품의 모든 제조 과정은 밀폐형 시스템으로 이뤄져 있다. 의약품 원료가 외부 공기 접촉 없이 파이프를 통해서만 이동하게끔 설계돼 있다. 특이한 점은 파이프라인이 미세하게 기울어졌다는 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바이오리액터 간 배양액 이동시 파이프 내 고임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금씩 기울여 설치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클린룸’을 관리하는 건 회사의 핵심 역량이다. 무균시설 관리 시스템에는 ‘제조업 강자’ 삼성이 반도체 사업에서 쌓은 품질관리 기술이 그대로 반영돼 있다.



자동화된 공장에서도 여전히 사람의 손길은 필수다. 파란색 방진복과 마스크·모자를 착용해 ‘완전 무장’한 연구원들이 부지런히 배양기 사이를 돌아다녔다. 연구원들은 능숙한 손길로 배양기에 연결된 화면을 조작했다. 충전량·기울기·속도 등 바이오 의약품마다 각기 다른 레시피에 맞게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내년 4월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제2바이오캠퍼스 5공장 항공사진. 5공장 완공시 1~5공장의 총 생산능력은 78만 4000리터로 전 세계 1위가 된다. 사진 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4 공장이 있는 1캠퍼스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제2바이오캠퍼스를 건설하고 있다. 2캠퍼스 조감도를 살펴보면 1캠퍼스에 비해 ‘계획 단지’ 같은 인상을 준다. 공정에 필요한 전기·가스·물 등을 공급하는 유틸리티 시설도 한쪽에 나란히 건설될 예정이다. 1캠퍼스는 수주 물량에 따라 그때그때 추가로 건설해 각기 규모가 다르다면 2캠퍼스는 1~4공장 운영 경험을 통해 확보한 노하우와 최신 기술을 집약해 ‘표준화’ 공장을 목표로 건설하고 있다. 2캠퍼스의 5~8공장, 4개 모두 동일한 규모인 18만 리터로 건설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공장 설비의 구조와 형태를 표준화하면서 건설 시간과 비용이 절감된다” 며 “일관된 품질을 유지하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착공한 5공장은 2025년 4월 가동을 목표로 건설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내 바이오 업계 최초로 표준화된 공장을 찍어내는 ‘쿠키컷’ 방식을 적용해 2032년까지 5∼8공장을 완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총 60만 4000리터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5공장 완공시 총 생산 능력은 78만 4000리터로 전 세계 1위가 된다. 8공장까지 완공되면 총 생산능력은 132만 4000리터에 달하게 된다. 2022년 기준 세계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수요 201만 리터의 65%에 달하는 수준이다. 노균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은 지난해 10월 건설 현장을 처음 공개하며 “제2캠퍼스 완공을 통해 CDMO 시장점유율 30%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높은 품질 경쟁력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 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FDA·유럽 EMA 등 44여 개국 글로벌 인증기관에서 올해 2분기 기준 290건의 승인을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주력하는 항체의약품은 살아있는 동물 세포를 배양해 생산하기 때문에 생산시설에 대한 허가 과정이 까다롭다. 지난해 99%의 배치 성공률을 기록하는 등 의약품이 제조·관리되는 전 과정에서 뛰어난 품질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위탁생산(CMO)과 위탁개발(CDO)사업 모두 매년 증가 추세다. 올해 7월 기준 CMO 누적 수주는 93건, CDO는 120건에 달하고 국내외 고객사로부터 총 213건의 프로젝트를 누적 수주했다. 누적 수주 총액은 140억 달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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