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가 테마파크 업계 최초로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넷플릭스와 손잡고 올 가을 축제에 다양한 체험 콘텐츠를 선보인다. 9월 초 에버랜드에서 열리는 가을 축제 ‘블러드시티’에 넷플릭스의 ‘지금 우리 학교는’, ‘기묘한 이야기’ 등 여러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할 방침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에버랜드는 이번 가을 축제 블러드시티에 넷플릭스의 인기 시리즈에서 보던 좀비, 미스터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인다. 블러드시티는 에버랜드의 가을 시즌을 대표하는 야외 테마존으로 공포체험을 즐기는 호러 마니아들에게 ‘성지’로 알려져 있다. 넷플릭스 신작이 국내에서 공개될 때 팝업존이 운영된 적은 있지만 다수의 넷플릭스 IP가 활용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에버랜드는 이미 IP를 활용해 매출 및 방문객수를 늘리는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올해 3월 말 개막한 튤립축제에 산리오 캐릭터를 활용해 콘텐츠, 식음, 상품 등을 선보인 결과 에버랜드가 포함된 삼성물산(028260) 리조트 부문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3% 늘어난 2460억 원을 기록했다. 에버랜드의 인기 판다 ‘푸바오’를 중심으로 한 바오패밀리 IP 역시 에버랜드의 1분기 입장객 수를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증가시킨 주역으로 손꼽힌다.
다른 테마파크들도 앞다퉈 인기 IP를 기반으로 ‘팬심’을 겨냥하고 있어 IP를 둘러싼 테마파크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월드는 지난해 9월 인기 아이돌 그룹 ‘엔하이픈’을 주인공으로 한 웹툰 ‘다크문’을 활용해 가을 축제를 개최해 해외 입장객이 증가하는 효과를 누렸다. 이어 올해 봄에는 네이버 인기 웹툰 ‘세기말 풋사과 보습학원’과 손잡고 봄 시즌을 진행했다. 지난달부터 인기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과 협업해 롯데월드 곳곳을 추리 현장으로 탈바꿈했다. 명탕점 코난 캐릭터와 똑같은 의상을 입고 롯데월드를 찾은 관람객들도 있을 정도로 인기다.
국내 테마파크들은 저출산 고령화로 주요 고객인 어린이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팬심을 겨냥한 콘텐츠 개발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에버랜드의 바오패밀리처럼 자체 IP를 육성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며 “테마파크의 공간적 특성, 시점과 IP를 잘 접목하면 방문객을 모으는 효과가 커 외부 IP와의 협력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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