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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에서 누가 죽어야 하나" 비판에…'성별 논란' 선수 "난 여자, 괴롭힘 멈춰달라"

2024 파리올림픽에서 성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알제리 복서 칼리프. 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에서 '성별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논란의 중심에 선 알제리 선수가 자신에 대한 혐오 발언과 괴롭힘을 멈춰달라고 국제 사회에 촉구하고 나섰다.

5일(현지시간) 이마네 칼리프(26)는 AP통신의 스포츠 영상 파트너인 SNTV와 인터뷰에서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올림픽 원칙과 올림픽 헌장을 지키고 모든 선수를 괴롭히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칼리프는 "괴롭힘은 큰 영향을 미친다"며 "사람을 파괴하고 사람의 생각과 정신, 마음을 죽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괴롭힘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한다"고도 했다.

칼리프는 이번 올림픽에서 대만의 여자 복서 린위팅(28)과 함께 성별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린위팅과 칼리프는 지난해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실격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우마르 클레믈레프 IBA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칼리프와 린위팅은 XY 염색체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들이 정당하게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었다며 파리 대회 참가를 허용하면서 두 선수를 둘러싼 성별 논란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성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알제리 복서 칼리프. 연합뉴스


실제로 칼리프와 16강전에서 맞붙은 이탈리아 안젤라 카리니가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칼리프의 펀치를 얼굴에 맞은 뒤 곧바로 기권을 선언하면서 칼리프 출전의 공정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었다. 이탈리아 일부 극우 인사는 칼리프가 '트랜스(성전환) 선수'라는 잘못된 말을 퍼트리기도 했다.

특히 칼리프와 린위팅이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력으로 최소 동메달을 확보하자 논란은 더욱 확산하는 모양새다. "누구 하나 죽어야 이런 성별 논란의 심각성을 알 것인가"라는 국제 사회의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한편 칼리프는 "솔직히 나는 소셜미디어를 잘 안 한다"며 "올림픽에서는 특히 정신건강을 관리해주는 팀도 있어서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이 소셜미디어를 자주 하지 않도록 관리해준다"고 말했다.

아울러 칼리프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가족과 연락하는데 가족이 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가족이 큰 영향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 위기가 금메달로 마무리되길 바란다"고도 했다.

미자막으로 칼리프는 자신의 출전을 허용해준 IOC에 "올림픽 위원회가 나에게 정의를 실현해 준 걸 알고 있으며 진실을 보여준 이번 결정에 기쁘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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