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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는 왜 올려서"…글로벌 개미 욕받이 된 일본은행 [지금 일본에선]

일은, 기준금리 0.25%로 깜짝 인상 후

일본 뿐 아니라 전세계 주가 급락하며

"경제 상황 파악 못했다" 비난 쏟아져

'정치적 압력 개입 때문' 의혹도 제기

일본은행. 연합뉴스




일본이 기준 금리를 올린 후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자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을 향한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경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시장의 예상을 깨고 잘못된 금리 인상을 단행해 이 같은 부작용을 불러왔다는 것인데 일부에서는 정치적 압력이 개입됐기 때문이라는 의혹도 일고 있다.

일본은행 출신인 라쿠텐증권 경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아타고 노부야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일본은행은 경제 지표와 시장에 대해 겸손해야 한다"면서 "지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인상했다는 것은 통계자료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금리를 인상하면서 경제 및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예상과 일치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런 추세가 유지되는 한 금리는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이후 5일 닛케이종합지수가 12% 넘게 떨어지는 등 역대급 주가 폭락 사태가 나타나면서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너무 일찍 금리를 인상했다고 지적했다.

다이와 증권의 이와시타 마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은 금리 인상이었다"면서 "이제 일본은행은 다음 조치를 취하기 전에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에 진입할지 연착륙할지 지켜봐야 한다. 적어도 9월이나 10월의 금리 인상 논의는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은 엔화가 10년 만의 최저치에서 반등하는 데 도움을 줬지만 한 주 만에 달러 대비 8% 급등하면서 오히려 엔저에 기댔던 수출업체의 수익 전망을 악화시켰다. 이에 따라 일본 기업들의 주가도 급락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대부분 연말까지 일본은행이 한 번 더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주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8%는 연말까지 일본 기준금리가 현재 0.25%에서 0.5%로 오를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번 결과로 이같은 논의는 어렵게 됐다.



일부에서는 이번 금리 결정에 정치적 압력이 작용한 것으로 추측한다. 소비와 생산 지표가 금리를 올리기에는 약했지만 정치권의 압력에 일본은행이 굴복했다는 것이다.

아타고 이코노미스트는 "정치적 요인이 배경에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엔화 약세에 대처하기 위해 정치권과 일본은행이 소통한 결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인플레이션이 국민 구매력을 잠식하면서 올해 1분기까지 4분기 연속으로 실질 소비지출이 감소했다.

실제로 일본 여당 고위 정치인 두 명은 지난달 금리 결정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통화정책에 대해 언급하며 일본은행을 압박했다.

집권 자민당의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은 지난달 22일 강연에서 "단계적인 금리 인상 검토를 포함해 금융정책을 정상화할 방침을 더욱 명확히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으며, 총리 후보로 꼽히는 고노 다로 디지털상도 블룸버그 통신 인터뷰에서 "엔화가 너무 저렴하다"며 기준금리 인상을 요구했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결정을 옹호하는 평가도 있다.

모넥스 그룹의 제스퍼 콜 이사는 "금리 정상화는 옳은 일이며, 일본은행이 너무 빨리 움직인 것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금리를 올리면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표현으로 균형을 맞췄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지난주 일본은행은 금리를 올리면서 장기 국채 매입량을 축소하겠다고 밝히며 시장의 예상보다 ‘매파적(긴축 통화정책 선호)'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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