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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처벌해야" 이란 요청으로 열리는 무슬림회의…전면전 막을까

57개 중동 지역 국가 모이는 OCI서

이란, 이스라엘 처벌 지지 압박할 전망

"이스라엘 주권 침해 및 국제법 위반

국제사회 동의 아래 처벌할 필요 있어"

5일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유니스에서 이스라엘군에게 살해된 신원 미상의 팔레스타인인 시신이 운반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고강도 보복을 예고한 가운데 이슬람권 국가들의 긴급회의를 소집해 관심이 집중된다. 양측 모두 치명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전면전은 피하고 싶어 하면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포기할 수 없다는 복잡한 셈법 속에서 이슬람권 국가들의 지지를 받는 보복 방식을 모색하는 행보로 읽힌다.

이슬람협력기구(OIC)는 7일(이하 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이스라엘의 주권 침해 등을 협의할 외무장관급 집행위원회 긴급회의를 연다고 5일 밝혔다. 이란과 파키스탄이 회의 개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57개 이슬람 국가를 대표하는 OIC는 무슬림 세계 공동체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지역 협의체다.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아랍에미리트 등 아랍 국가뿐 아니라 이란과 파키스탄·튀르키예 등 영향력 있는 비아랍 국가들도 소속돼 있다.



가디언은 이란이 OIC 긴급회의를 통해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에 보복할 이란의 권리를 지지하도록 압력을 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자국 대통령의 취임식을 찾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를 자국 수도에서 암살한 것은 명백한 주권 침해이자 국제법 위반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역 안정을 지키려면 미국 등 서방국가도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처벌을 지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이란은 하니예가 암살된 지난달 31일 직후 테헤란 주재 외국 대사들을 불러 “이스라엘의 법 위반을 처벌해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목소리를 냈고 이날도 “우리는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를 원하지 않지만 침략자(이스라엘)는 벌해야 한다”며 보복 의지를 재확인했다.

다만 OIC가 이란의 손을 들어줘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행동 및 경제제재 등을 취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가디언은 “아랍권의 많은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의 행동을 비난하면서도 보복은 확전을 부를 수 있는 만큼 이란 측에 자제력을 촉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등 서방국가가 이슬람 국가들에 휴전 압박을 가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 등은 요르단 국왕, 카타르 총리, 이집트 외무장관 등과 잇따라 통화하며 확전을 자제하고 가자지구 휴전을 재차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스라엘의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이란 내에선 러시아제 최신 방공체계를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대원을 비롯한 익명의 이란 당국자들은 러시아 측에 관련 요청을 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미 러시아제 고성능 레이더와 방공 장비 일부가 전달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이란을 방문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안보서기는 모하마드 호세인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과 독대한 자리에서 "우리는 역내 문제들과 관련해 이란과 전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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