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선균 배우의 유작이자 대통령 암살 사건을 둘러싼 재판을 다룬 영화 '행복의 나라'가 극장가를 찾아온다.
6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행복의 나라'(감독 추창민)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추창민 감독, 조정석, 유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행사 진행 내내 비워진 故 이선균의 좌석도 눈길을 끌었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벌어진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정보부장 수행비서관 박태주(이선균)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 정인후(조정석)가 법정 싸움을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추창민 감독은 연출 포인트에 대해 "이 시대의 룩을 구현하기 위해 필름 느낌을 주고 싶었다. 필름을 쓸 수는 없지만 기술적으로 구현했다"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배우들의 감정이었다. 앵글도 감정의 디테일을 뽑아낼 수 있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천만영화 반열에 오른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을 떠올리게 만드는 사건들도 등장한다. 이에 대해 추창민 감독은 "'서울의 봄' 개봉이 됐을 때 편집이 끝난 지점이었기에 (이번 작품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고 언급했다.
평소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던 변호사 정인후 역을 맡은 조정석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역할을 소화하려 기울인 노력에 대해 "가공의 인물이다. 재판 속에 있었던 많은 분들을 대변하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정인후를 통해서 이 이야기에 점점 빠져들 수 있게끔 노력했다. 그것이 정인후의 역할이었다"고 회상했다.
조정석은 많은 이들과 호흡한 촬영장 분위기에 대해 떠올렸다. 그는 "무게감이 있는 영화다. 그에 비해 현장은 너무나 유쾌하고 재밌었다. 그야말로 '행복의 나라'였다"라며 "유재명 선배님과의 골프장 장면을 찍는데 나는 너무 추웠고 선배님은 안 추웠다. 그때 부러웠던 기억이 있다"라고 말하며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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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나라' 엔딩 크레딧에는 故 이선균을 추모하는 메시지가 등장한다. 더불어 행사가 진행되는 내내 故 이선균의 자리를 비워놨다. 조정석은 "역할로 따지면 이선균 선배님과는 한 편이고 유재명 선배님과는 적대적인데 현장에서는 삼형제 같았다. 너무나도 즐거웠다. 연기가 끝나면 누구보다도 따뜻했던 분이었다. 이 영화를 함께 해서 지금도 너무 좋고 행복하다"라고 회상했다.
유재명은 먼저 '행복의 나라'의 개봉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 영화가 여기에 오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과 응원이 있었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유재명이 연기한 전상두는 근현대사 속 특정 인물을 떠오르게 만드는 캐릭터다. 이에 대해 유재명은 "어떻게 하면 전상두라는 인물이 가진 상징을 절제하며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했고 감독님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유재명 또한 故 이선균 배우를 언급하며 울컥하는 감정을 밝혔다. 그는 "영화를 보는 내내 그 자체를 온전히 볼 수 없는 경험을 했다. 보는 내내 겹쳐지는 시간들이 힘들어졌다. '영화는 다시 찾아볼 수 있지만 사람은 다시 찾아볼 수 없다'라는 어떤 라디오의 오프닝 멘트를 들은 적이 있다. 이 영화를 통해서 이선균이라는 배우를 다시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한편, '행복의 나라'는 오는 8월 14일 개봉 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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