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가 불안해지면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정치적 입지도 더욱 좁아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6일 차기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를 한 달여 앞둔 기시다 총리에게 주가 폭락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지수는 5일 1987년 10월 '블랙 먼데이' 이후 최대인 4,451포인트(12.4%) 폭락했다. 6일에는 8% 이상 오르는 급등세를 연출했다. 증시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정부는 냉정하게 판단해 경제재정운영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가 하락은 기시다 정권의 경제 정책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기시다 정권은 그동안 신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 도입을 통해 국민의 투자 참여를 독려해왔기 때문이다.
자민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중견 정치인은 "국민으로부터 좋게 평가 받았던 경제정책이라는 기시다 정권의 장점이 사라졌다"며 "기시다 정권이 더욱 궁지에 몰렸다"고 평가했다.
주가 폭락 원인으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결정도 지적되고 있다. 일본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0∼0.1%에서 0.25% 수준으로 인상한 후 엔화가 급격히 강세로 돌아서면서 주가 하락 폭이 커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겐타 대표는 "국회에서 예산위원회를 개최해 정부와 일본은행 총재의 설명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시다 총리는 그동안 30여 년 만의 최고 수준 임금 인상과 기업 호실적을 내세우며 경제 성과를 강조해왔다. 다음 달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도 이를 주요 전략으로 삼을 계획이었으나 이번 주가 하락으로 인해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현재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 등으로 인해 '퇴진 위기' 수준인 20%대에 머물러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 성과마저 흔들리게 되면 기시다 총리의 정치적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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