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브라질의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16강전이 열린 6일(한국 시간) 사우스 파리 아레나. 경기 승패와는 별개로 관중들은 브라질의 한 선수 이름을 연호했다. 오른팔이 없는 브루나 알레샨드리(29)다. 비록 패했지만 투혼을 펼친 알레샨드리에게 경기장에 있던 관중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를 보며 눈물을 훔치는 관중도 있었다. 알레샨드리도 후회 없이 경기를 치렀다는 표정으로 팀 동료들을 껴안은 후 관중들을 향해 ‘엄지 척’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알레샨드리는 생후 6개월 만에 백신 부작용에 따른 혈전증으로 오른팔을 잃었다. 10대 때부터 탁구를 시작한 그는 오른팔의 부재를 ‘장애’라고 여기지 않았다. 왼팔 만으로도 특별한 실력을 보였던 그는 2017년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대회 단체전에서는 금메달,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서는 단식 은메달을 목에 걸며 장애인 탁구계의 최강자 중 한 명에 이름을 올렸다.
알레샨드리는 올림픽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실력을 겨뤄보고 싶었다. 브라질탁구협회는 알레샨드리를 파리에 나서는 국가대표에 선발했고 그는 그토록 꿈꿔왔던 올림픽 무대에 서게 됐다. 이날 경기 출전으로 알레샨드리는 ‘한 팔 탁구 레전드’로 불리는 나탈리아 파르티카(폴란드)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모두 출전한 탁구 선수가 됐다.
올림픽 일정을 마친 알레샨드리는 29일 개막하는 파리 패럴림픽에서 메달 도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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