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말 수해가 발생한 압록강 인근 신의주·의주 지역 복구에 투입되는 청년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세상 어느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청년들’이라 격려했다. 수해 복구를 고리로 내부 결속을 다지는 ‘재난 리더십’을 연일 과시하는 모양새다.
7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6일 평양에서 열린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 진출식 연설을 통해 평안북도 수해 복구에 파견되는 청년들을 격려하면서 압록강 유역 수해 복구 작업은 “우리 국토의 한 부분을 완전히 일신시키는 하나의 변혁과도 같은 거창한 건설 대전”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신의주시와 의주군 수해 복구에 나갈 것을 결의한 청년 수가 30만명에 이르고 있다며 “이런 폭발적인 탄원 열풍은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고 크게 칭찬했다. 또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가 “나라의 어려움과 인민의 불행을 자기의 아픔으로 여기고 당 중앙의 결심을 열렬히 지지하며 자기의 혁명임무로 내세우고 있다”며 “정말 자부스럽다”고 격려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용원·김재룡·박태성 당 비서, 주창일· 김정순 당 중앙위 부장, 문철 청년동맹중앙위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는 북한의 대형 토목·건설 공사에 수시로 파견되는 대표적인 청년단체다. 2016년 완공된 백두산3호 발전소는 물론 최근 완공된 평양 내 신도시인 전위거리, 서포지구 공사 현장에도 동원됐다. 김 위원장의 연설 후 류철진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 대장 등은 성공적인 수해 복구를 위한 토론을 진행하고 김 위원장을 향한 맹세문을 낭독했다.
김 위원장이 수해 복구를 위해 떠나는 청년 조직을 별도로 격려하며 ‘애민 지도자’ 이미지를 드러내려 하는 것은 재난 복구 노동력의 원천인 청년들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국가적 위기 속 대규모 사상적 이탈을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울러 정상 국가 지도자와 마찬가지로 재난 상황을 자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의지를 대외에 과시하기 위한 목적도 있어 보인다.
북한은 압록강 수해 발생 후 한국과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 의사 표명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이를 복구하려는 모습이다. 지난 5일에는 수해 복구를 위한 평양시당원연대 진출모임이 열리는 등 수도 평양 내 인력까지 동원되고 있다. 북한 매체들도 수해 발생 후 모든 주민이 피해 지역을 도와야 한다는 독려 기사를 연일 내놓고 있다. 이날 통신은 수해 복구 현장에 전체 인민을 총궐기시키는 직관 선전물들이 전국 각지에 집중 게시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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