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태권도의 선봉 박태준(20·경희대)이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58㎏급에서 세계 랭킹 1위를 꺾고 결승에 올랐다.
박태준(5위)은 7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열린 대회 4강전에서 세계 랭킹 1위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튀니지)를 접전 끝에 라운드 점수 2대0(6대2 13대6)으로 제압했다.
박태준이 꺾은 젠두비는 이 체급 랭킹 1위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혀온 선수다. 젠두비는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다. 당시 준결승에서 한국 겨루기 간판 장준(한국가스공사)을 제압했던 세계적인 강호다.
이날 경기에서 박태준은 1라운드를 6대2로 깔끔하게 잡아내며 앞서 나갔다. 1라운드 막판 두 번의 몸통 공격이 점수로 이어지며 승리를 가져왔다.
2라운드에서는 박태준의 속도가 상대를 제압했다. 경기 종료 50초를 남기고 발차기와 몸통 돌려차기로 7점을 한꺼번에 챙기며 점수를 쌓았다. 남은 시간을 훌륭한 방어를 통해 버틴 박태준은 13대6으로 2라운드를 가져오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 후 박태준은 "모두가 예상하던 선수가 올라와서 더 공격적으로 하려고 했다. 어차피 준결승 후에 (4시간 가량) 휴식 시간이 있기에 준결승에 올인하는 작전을 펼쳤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의 리치가 길어 거리가 벌어지면 힘들 거라고 생각해 최대한 근접한 상황에서 공격하려고 했다. 젠두비의 앞발이 강해 조심하려 했는데 잘 먹혔다"고 설명했다.
박태준은 "올림픽 무대가 생각보다 떨리진 않는다. 오히려 관중이 많으니, 여유가 생긴다"며 "결승 상대가 정해지면 곧바로 비디오를 보면서 스타일을 분석할 것이다. 잘 회복한 뒤 결승에서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한성고 재학 중이었던 2022년 국가대표로 처음 선발된 박태준은 이번이 생애 첫 올림픽이다. 지난 2월 올림픽 선발전에서 세계 랭킹 3위의 장준을 제치고 파리행 티켓을 따냈다.
지난 도쿄 대회에서 노골드에 그쳤던 한국 태권도는 이번 대회서 8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박태준은 가심 마고메도프(아제르바이잔·26위)와 8일 오전 4시 37분 금메달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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