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역사관’으로 논란이 된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8일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야당들은 김 관장을 “친일파”, “종일(從日)주의자”로 규정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독립운동가 후손 단체인 광복회는 ‘독립기념관을 건국기념관으로 만들기 위한 음모의 일환’이라고 날을 세우며 광복절 기념행사 거부 등을 검토 중이다.
독립기념관은 이날 오전 10시 관내 컨벤션홀에서 김 관장의 취임식을 개최한다. 신임 김형석 관장은 건국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한 뒤 교직 생활을 하다 단국대와 경희대 대학원에서 각각 사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총신대학교 교수, 한민족복지재단 회장, 고신대 석좌교수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21년에는 재단법인 ‘대한민국 역사와 미래’를 설립해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 재조명 및 선양 홍보 방안 등을 연구해 왔다.
최근 독립기념관 임원추천위원회로부터 관장 후보로 추천을 받았고, 국가보훈부 장관의 제청을 받은 대통령이 임명하면서 독립기념관장으로 취임하게 됐다. 하지만 친일 과거사 청산 부정과 1948년 건국절 등을 주장하는 ‘뉴라이트 역사관’으로 독립기념관 설립 취지와는 맞지 않는 인사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독립운동을 폄훼하고 일제 식민 지배를 미화하는 관장을 임명하는 것은 헌법정신과 역사적 정의에 반하고 ‘독립기념관법’에 위배되는 불법이자 불의”라며 “독립운동 세력을 약화, 분열시키고 민족혼을 빼는 일제 강점기 밀정 같은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이어 “용산 어느 곳에 일제 때 밀정과 같은 존재의 그림자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대통령실을 직격했다. 독립기념관장직에 응모했다 탈락한 백범 김구 선생의 장손 김진 광복회 부회장과 김정명 한국과학기술대학원 석좌교수는 이날 임추위를 대상으로 ‘관장 후보 추천 결정 집행정지 신청’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냈다.
야당도 거세게 반발했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024년이 대명천지 광복 자주 국가 대한민국이 맞느냐”며 “친일을 넘어 종일주의자를 독립기념관장에 임명한 것은 독립기념관의 설립 목적과 존재 이유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외교도 ‘내선일체’(內鮮一體)더니, 정신까지 ‘종일’하려는 것이냐”라며 “가장 부적합한 인물을 임명하는 반국민 인사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 역시 “윤 대통령의 인사 원칙이 점점 뚜렷해져 ‘극우 일베’ 성향 친일파를 중용한다”며 “그래도 이건 너무하다. 당장 철회해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길 권한다”고 논평했다. 이미선 진보당 부대변인은 김 관장 임명을 “전면적 역사전쟁 선포”로 규정하는 브리핑을 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1948년에 건국됐다고 주장하는, 끈질긴 항일 운동을 통해 수립된 우리의 정체성을 인정하지 않는 뉴라이트 인사”라고 김 관장 비판했다.
보훈부 관계자는 “임명에 절차상 문제가 없었고 후보자의 독립운동에 대한 역사관 등을 평가했다”며 “신임 관장은 뉴라이트 계열 인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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