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해수욕장이 피서 절정기를 맞은 가운데 독성 해파리가 올해 역대급으로 관측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8일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달 5일 제주 해역을 시작으로 경남, 경북, 부산, 울산 해역(12일)과 강원도와 전남 전체 해역(23일)까지 노무라입깃해파리 주의보가 발령됐다. 노무라입깃해파리는 최대 길이가 1m에 달하는 대형 종으로 독성이 강해 매우 위험한 해파리다. 한 번 쏘이면 부종과 발열, 근육마비, 호흡곤란, 쇼크 증상을 유발하는데 최근 출현율이 높아지고 있다.
7월 18일 출현율은 36.3% 수준이었는데 같은 달 25일 출현율이 43.1%로 올랐고, 이달 1일 기준 53.2%까지 치솟았다. 올해 노무라입깃해파리 개체수는 수과원이 2015년부터 매년 관찰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다.
해파리 수가 급증함에 따라 전국 해수욕장에서 쏘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경남도에 따르면 해수욕장이 밀집한 거제에서 최근 2주간 236건의 해파리 쏘임 사고가 발생했다. 망치해수욕장이 6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와현해수욕장(50건), 흥남해수욕장(43건), 덕포해수욕장(24건) 등 순이다. 집계는 되지 않았으나 해수욕장이 많은 남해 역시 하루 평균 10여 건의 쏘임 사고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오후 2시께 창원시 진해구 소쿠리섬에서도 물놀이를 하던 10대 여성이 해파리로 추정되는 생물에 쏘여 발열과 통증을 호소해 119 구급대의 치료를 받았고 같은 날 통영시 추도에서는 해파리에 쏘인 40대 남성이 호흡곤란 증상을 보여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강원도에서도 지난 6월 말부터 한 달 간 동해안 6개 시·군에서 498건의 해파리 쏘임 사고가 이어졌다. 강릉 지역이 236건으로 가장 많고 이어 양양 168건, 고성 64건, 동해 22건, 삼척 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7~8월 6건의 해파리 쏘임 사고와 비교하면 75배나 급증한 수치다.
지난해 여름 전체 해파리 쏘임 신고가 6건에 그쳤던 경북 지역은 7월 6일 해수욕장이 개장한 이후 지난 4일까지 856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4일 하루에만 57건의 해파리 쏘임 사고가가 발생했다.
지난 31일에는 해파리 차단망이 설치된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100여 마리가 포획되기도 했다. 119 수상구조대가 집계한 해파리 쏘임 사고는 6월부터 현재까지 286건이다.
해파리가 급증해 출몰하면서 각 지자체는 해파리 접근 차단에 집중하고 있다. 강원과 경북 등은 해파리 수매에 나서고 있고, 울산과 부산, 경남 등은 어선과 안전요원 배치, 해파리 차단망을 설치해 접근을 차단하는 데 주력 중이다.
울산 일산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은 "수영하러 바다에 들어갔는데 해파리가 있다는 방송이 나와 곧바로 나왔다"며 "이를 두 차례나 반복하고 물도 차가워서 결국 수영은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바닷가에만 있다 돌아왔다"고 아쉬워했다.
부산 송정어촌계 박병수 선장은 “해마다 해파리를 포획하고 있는데 올해 유난히 많다”며 “특히 물놀이 구역까지 이동하는 해파리가 급격히 늘어 피서객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해파리에 쏘였을 때 남아 있는 촉수를 바닷물이나 생리식염수 등으로 제거하고 통증이 있으면 45도 내외의 온찜질을 통해 통증을 완화시켜줘야 한다고 설명하며 심한 통증이나 알레르기 반응이 있으면 119에 신고하거나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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