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코로나19가 다시 전국적으로 유행하면서 지난주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 수가 861명으로 4주만에 약 6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이달 말까지 이러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코로나19 치료제 공급량을 늘리고 자가진단키트 수급을 살피는 동시에 국민들에게 손씻기 등 예방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은 9일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전날 코로나19 유행동향과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병원급 의료기관 220곳을 표본 감시한 결과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 사이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가 861명이라고 전했다. 전주대비 약 1.8배 증가했으며, 최근 4주간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지난달 둘째 주 148명, 셋째 주 226명, 넷째 주 475명이었고 이달 첫째 주까지 무려 5.8배 규모로 불어났다.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는 지난 2월 첫째 주 875명을 기록한 이래 계속 감소 추세였다가 6월말부터 다시금 늘어나고 있다. 전체 코로나19 입원 환자 1만2407명을 연령별로 분류하면 65세 이상이 전체의 65.2%로 가장 많다. 50~64세 비중이 18.1%로 뒤를 이었고 19~49세는 10.3%였다.
이 같은 코로나19 환자 수 증가는 여름철 유행에 따른 것으로, 질병청은 “호흡기 바이러스는 주로 겨울철에 유행하지만 코로나19는 최근 2년간 7~8월에도 유행해왔다”고 전했다. 이를 고려할 때 이달 말까지는 코로나19 환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코로나19 유행을 주도하는 건 오미크론 계통 변이인 ‘KP.3’다. KP.3 변이 점유율은 지난달 기준 45.5%로 6월 대비 33.4%포인트 늘었다. 질병청은 “KP.3는 전세계적 증가 추세로 세계보건기구(WHO)도 모니터링 중”이라며 “면역회피능력의 소폭 증가는 확인되나 전파력과 중증도가 증가했다는 보고는 없다”고 전했다.
정부는 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중등증(중증과 경증 사이) 환자가 전체의 93.8%로 기존 의료체계로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65세 이상 어르신이나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중증으로 악화할 수 있으므로 적시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관리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코로나19 치료제와 자가진단키트 수급 상황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질병청은 지난달 시도 보건소와 병원, 약국에 코로나19 치료제 7만6043명분을 공급했다. 직전 달인 6월(737명분)보다 약 103배, 5월(1812명분)보다는 약 42배 증가했으며, 앞으로도 치료제를 추가로 구매해 이달 안에 신속히 공급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수급을 점검한 뒤 원활환 공급을 지원한다. 식약처는 이달 안에 자가진단키트 약 500만개가 공급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10월부터 시작하며 65세 이상 어르신과 면역저하자, 요양병원과 같은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자 등 고위험군은 무료 접종이 가능하다. 고위험군이 아닌 12세 이상 일반 국민은 본인이 접종 비용을 부담하면 된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여름철에는 에어컨 사용으로 실내 환기가 부족하고, 휴가 기간 사람 간 접촉이 증가하기 때문에 호흡기 감염병 유행 위험이 커진다”며 “실내 환기,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감염병 예방 수칙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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