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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는 직업과의 단절이 아닌 경력 전환기…“은퇴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새 일 클리닉] <8> 동기부여가 필요한 중장년

■ 정선형 인지어스코리아 민간전직본부장


조기퇴직과 기대수명 증가 등으로 ‘인생2막’을 고민하는 중장년이 많습니다. 라이프점프는 중장년의 인생 2막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4060세대들이 가진 고민과 해답을 찾아나가는 ‘새 일 클리닉’을 운영합니다. 커리어 컨설턴트가 제시하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인생 2막의 방향성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 은퇴를 앞두고 이제야 내 인생을 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설렌다는 A 씨. 하지만 그런 마음은 잠시, 은퇴 후를 생각하면 막막하고 두렵다.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한다. 이유 없이 우울하고, 어떨 때는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은퇴하기 전에 부정적인 마음을 비워내고, 다시 자신감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Q1. 은퇴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은퇴라는 게 막연히 두렵습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은퇴 후 인생을 바라봐야 할까요?


퇴직을 앞두신 분들과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내담자가 공통으로 사용하는 특정 단어들이 있습니다. 바로 질문자께서 사용하신 ‘막연함’, ‘막막함’이라는 단어입니다. 왜 이런 단어들을 자주 사용하시며 두려움을 느끼는 걸까요.

대부분의 중장년은 매일 출근하면 나를 필요로 하는 역할이 있고, 고민할 필요 없이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으며, 나를 이미 알고 있는 동료들과 일상을 함께 하는 ‘직장인’으로 살아왔겠죠. 그런데 이 삶을 떠나 모든 것을 나 스스로 정해 만들어 가야 하는 삶, 즉 불확실한 미래를 앞뒀기 때문일 것입니다.

제가 종사하고 있는 전직 지원 분야에서는 ‘은퇴’를 사전적 의미 그대로 ‘직임에서 물러나 사회활동에서 손을 떼고 한가히 지냄’ 즉 모든 사회적 활동에서 손 떼고 완전히 물러난다는 단절적 개념이 아닌 과도기적 상태인 ‘경력 전환기(Career Transition)’라는 관점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즉, 퇴직은 생산적인 삶과의 단절이 아닌 인생의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기 위해 누구나 거쳐 가게 되는 하나의 전환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까지 살아온 인생 전반전에서 직장에서 요구하는 일을 수행하며 소위 나의 ‘쓸모’를 입증하는 데 집중해 왔다면 앞으로 펼쳐질 인생 후반전에서는 생계유지를 위한 활동 외에도 취미·여가, 봉사를 포함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내가 원하는 삶의 의미와 가치를 추구하며 삶을 주체적으로 영위해 나갈 수 있습니다. 다가올 퇴직 이후의 삶을 타인의 시선과 잣대에서 벗어나 나 자신을 위해 자유로운 선택을 해볼 수 있는 ‘새로운 시작’으로 바라본다면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설렘과 기대가 더 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2. 은퇴 후의 삶에 만족해하시는 분들은 어떤 분들이신지, 미리 어떤 준비를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통상 인생 2막을 준비한다고 했을 때 단순히 ‘일’과 관련된 경력 설계나 재무설계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생애과정 전체에 대해 포괄적인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미 알고 계시리라 짐작합니다. 재무적인 측면으로는 근로소득이 끊긴 이후에도 안정적 현금흐름이 나올 수 있도록 가계 재무 진단을 통한 자산 재배분 및 연금 설계 준비가 필요합니다.

일과 관련된 측면에서는 경제적 수입에만 국한하지 않고 보람과 즐거움, 삶에 활력을 줄 수 있는 활동 중심의 일 찾기로 확장하실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또한 퇴직 이후의 삶을 보다 재미있고 풍성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취미·여가 활동을 개발하거나 직장 인맥을 대신할 동네 인맥 등 새로운 인적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도 준비가 필요한 영역입니다. 특히 퇴직 이후의 삶에 만족도가 높은 분들의 경우 위에서 언급한 각 생애 영역에 관한 사전 준비를 하되, 개인이 지향하는 방향성과 니즈에 맞는 맞춤형 준비를 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앞으로의 삶에 가장 중요한 가치와 방향성을 ‘삶의 의미와 보람’에 두고 계신 분이 있었습니다. 그분은 인생 2막 생애 설계에서 사회공헌과 자원봉사 분야를 먼저 탐색한 이후 해당 분야 봉사활동에 도움 되는 교육과정을 이수하거나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는 식의 맞춤형 접근을 한 거죠. 실제 봉사활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새로운 인적 관계를 맺고, 규칙적인 생활과 실행 과정을 통해 건강과 재미도 챙기게 되면서 퇴직 이후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높아진 사례가 있습니다.


Q3. 계속 '늦었다'는 생각이 들어 동기부여가 잘되지 않습니다. 동기부여가 안되니 역량 개발도 어렵고, '행동'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삶의 활력을 되찾고 동기부여 받을 수 있을까요?




퇴직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는 중장년은 변화하는 환경과 미래에 대비해 새로운 학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는 하지만 질문자님처럼 이미 늦은 것이 아니냐는 생각으로 동기부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저는 이와 같이 행동으로 옮기는 데 어려움을 겪는 중장년 내담자들에게 이미 경력 전환과 생애 설계를 성공적으로 실현 퇴직 선배들의 사례를 많이 공유해드리는 편입니다. 이는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데 가장 도움이 되었다고 말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유사한 퇴직 상황에서 어떻게 방향성을 찾고 새로운 분야 진입을 위한 역량을 개발했으며, 실제 활동으로 어떻게 연계됐는지 생생한 사례들을 접하면 왜 인생 2막에 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한지 인식을 명료화할 수 있고, 나도 해 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과 실행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이뤄지기도 합니다.

질문자님도 50플러스센터, 신중년이모작지원센터, 신중년대학 등 4060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생애 설계 프로그램과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해 보세요.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동년배와 생각을 나누며 삶의 활력을 찾고 동기 부여 또한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재직 중인 기업에서 퇴직 준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면 전문가와 상담 받고, 미래설계교육에 적극 참여해 동기부여를 받길 바랍니다.


Q4. 나이가 들어가면서 흥미가 생기는 일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관심과 흥미가 생기는 ‘인생 2막의 직업’을 찾을 팁이 있을까요?


다양한 경험과 학습, 교류 활동으로 미처 모르고 있던 ‘나’를 재발견하고 다시 성장할 기회를 찾을 수 있습니다.

우선, 진로를 설정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자기 탐색입니다. 평생직업을 찾을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평소 자기 탐색의 시간을 가질 기회가 없었다면 흥미, 역량, 성격, 가치 등을 도출해 낼 수 있는 직업진단도구를 먼저 활용해볼 것을 권해드립니다.

고용노동부에서 운영하는 워크넷은 직업심리검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더 폭 넓게 직업진단도구들을 접해보고자 한다면 홀랜드, 프레디저, 버크만진단 등 유료 진단검사에 참여해 본 후 전문가의 해석을 받아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새로운 경험이나 환경에 나 자신을 노출해 보며 또 다른 나를 발견해 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4050인턴십(서울시50플러스재단), 새일여성인턴(여성새로일하기센터), 시니어인턴(보건복지부), 신중년경력형·사회공헌일자리(고용노동부) 등에 참여해 볼 수 있겠습니다.

또 목공체험, 귀농귀촌투어 등 체험 프로그램이나 봉사활동에서 일 경험을 쌓으며 나와 맞는 분야인지 직접 가늠해 보는 겁니다.

유튜브나 유·무료 학습플랫폼을 활용해 내가 원하는 직업 분야를 만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국가평생학습포털인 늘배움, 서울시평생학습포털 서울런4050, 경기도평생학습포털 지식(GSEEK),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 K-MOOC과 같은 무료 평생학습플랫폼도 있고 클래스101, 탈잉 등 민간 온라인 교육 플랫폼 등을 활용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끝으로 기존 인맥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도 새로운 직업 정보를 얻기 위한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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