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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전공의 추가모집' 시작했지만… 의료계 “무의미” “해결책 아냐”

전공의들 "땜질식 처방 불과… 바뀔 건 없다"

일부는 일반의로 취업… 의협 연수에도 몰려

의대교수 "내년 의대정원 수정해야 전공의 복귀할 것"

전국 수련병원들이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재개한 9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 전공의 모집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9일부터 하반기 수련 전공의 추가 모집이 시작됐지만, 지원자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모일 것이라는 예상은 전무하다. 전공의들은 지난달 하반기 수련 전공의 모집 당시 지원율이 1%대에 그쳤던 것처럼 이번에도 거의 지원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의대교수들도 전공의 추가 모집이 “사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전공의들은 사직 후 수련병원으로는 돌아가지 않으려 하고 있다. 일부는 일반의 자격으로 종합병원이나 의원급 의료기관에 봉직의로 취업하거나 개원 등 기회로 눈길을 돌리며 다른 길을 찾는 모습이다.

이날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들은 지난달 31일 마감했던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이날부터 재개했다. 레지던트 1년 차는 14일까지, 인턴과 레지던트 상급 연차(2~4년 차)는 16일까지 하반기 수련 지원이 가능하다. 정부는 수련 복귀 의사가 있었지만, 짧은 신청 기간과 주변 시선 때문에 모집에 응하지 못한 전공의들이 더 있다고 보고 모집 기간을 연장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수련병원, 사직 전공의, 의대교수 등 의료계 전반적으로 추가모집이 무의미하다고 보고 있다. 서울 시내 ‘빅5’ 대형병원 관계자는 “와 줬으면 좋겠지만, 얼마나 오겠냐는 게 병원 생각”이라고 전했다.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복귀에 대한 기대를 접고 현재의 의료 공백에 적응할 방안을 찾는 모습이다. 수련병원 관계자는 “대부분 병원이 60~70% 정도 병상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기에 익숙해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9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대교수들도 회의적이다. 성균관의대·삼성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사직 전공의들이 추가 모집에 응하지 않을 건 명백하다”며 “상급종합병원 진료 인력 확충에 별 도움이 안 된다”고 반대의견을 표했다. 비대위는 “전공의들이 복귀할 여건을 마련한 뒤 추가모집을 시행하는 게 상식적”이라며 “정부는 내년도 모집인원 등 모든 현안들을 검토하고 수정할 수 있다는 적극 행정으로 사태 해결을 도모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전공의들은 추가모집이 ‘땜질식 처방’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한 전공의는 “전공의들이 사직하고 나온 이유는 의대 증원, 필수의료 패키지로 명확하다”며 “이에 대한 정부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이미 지난 번 하반기 모집에 지원하지 않은 사람들이 바뀔 건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전공의 대부분은 정규 수련과정 모집이 시작될 내년 2월 전에는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부는 일반의로서 기존 병원에 취업하거나 개원을 모색하기도 한다. 병의원에서 진료와 처방, 처치 등 의사 업무를 수행하거나 의료기관을 개원하는데는 문제가 없다. 사직한 레지던드 5701명 중 병의원에 일반의로 취업한 이는 625명이며 이 중 의원급에 절반이 넘는 368명이, 병원급 이상 기관에는 257명이 각각 취업했다. 일반의 취업은 내년에 전공의로 복귀할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우회하는 결정으로 보인다.

일반의를 채용하는 병원도 늘고 있다. 중앙보훈병원은 현재 6개월짜리 계약직 일반의 19명을 채용 중이고, 경남 창원 소재 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은 병동 당직 근무와 중환자실을 전담할 일반의를 채용 중이다. 삼성창원병원은 지원 자격에서 전공의 수련 경험자를 우대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대구가톨릭대병원도 인턴 과정을 수료한 일반의를 뽑고 있고, 국립암센터도 외과계 당직 전담 의사를 채용 중이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은 내과 병동에서 야간당직 업무를 담당할 일반의를 채용 중이다.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도 지난달 31일 홈페이지에 일반의 30명을 채용한다는 공고를 게재했다.

사직 전공의 200여명이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마련된 근골격계 초음파 연수강좌를 듣고 있다. 뉴스1


대한의사협회에서 실시하는 각종 연수에도 사직 전공의들이 몰린다. 의협이 지난 4일 실시했던 근골격계 초음파 연수강좌에는 전공의 200여명이 참여했다. 김완호 대한정형외과의사회장은 인사말에서 “전공의 선생님들과 만나 교육 수련에 대한 니즈가 있다는 것을 알고 일주일 만에 급하게 연수강좌를 마련했다”며 “사전등록 2시간 만에 250명이 신청해 높은 관심을 받았다”고 말했다. 경기도의사회가 마련한 '전공의를 위한 개원 준비 설명회'에도 전공의 등 400여명이 현장을 찾았다.

박근태 의협 진로지원TF위원장은 “연수강좌뿐만 아니라 개원가의 체험 즉, 진로 탐색의 기회 그리고 구인구직 등 여러 방향으로 모색해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18일 내과초음파 연수강좌를 진행하고 25일은 피부과, 9월 7·8일은 정형외과 초음파 핸즈온 연수강좌가 진행될 예정이며 정신건강의학과 연수강좌 역시 협의중에 있다.

정부는 계속해서 전공의 복귀를 요청하고 있다. 요구사항 중 의대 증원 백지화를 제외하고 수련환경 개선과 의료사고 법적부담 완화, 과학적 의사 수급 추계를 위한 기구 설치 등은 이미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전공의 의존도가 높았던 상급종합병원의 구조 전환 등 의료개혁에 속도를 낸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의료이용·공급체계 혁신, 인력수급 추계·조정체계 합리화, 전공의 수련 혁신, 중증·필수의료 수가 인상 등을 포함한 1차 의료 개혁방안을 이달 말까지 내놓는다. 12월에 실손보험 구조 개혁 등 2차 개혁방안을, 내년에는 면허제도 선진화를 포함한 3차 개혁방안을 차례로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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