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난카이 해곡’에서의 대지진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관광객들의 피해를 우려하며 "일본 여행을 자제해 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일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난카이 대지진' 주의보가 지난 8일 발령됐다. 난카이 대지진은 일본 수도권 서쪽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해곡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하는 규모 8~9의 지진을 뜻한다.
온라인 상에는 "대지진을 주의하라는 메시지는 일본에 태어나 살면서 처음 봤다", "일본에 여행 올 계획이 있다면 이런 상황을 잘 알고 판단해야 한다" 등 지진 피해를 걱정하는 현지 누리꾼들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일본의 한 누리꾼은 "1주일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해도 위험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 일본인은 도망갈 방법이 없기 때문에 국내에 머무르지만, 일본 밖에 있는 분들은 일부러 오지 말라"고 강조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주의보와 관련, "특정 기간에 반드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한다고 알리는 것은 아니며 일주일 이내 규모 8급 대지진이 발생할 확률은 0.5%"라며 사재기 등 동요는 금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각 뒤틀림 관측 지점 3곳에서 현재까지 특별한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향후 큰 변화가 없다면 오는 15일 오후 5시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를 해제할 방침"이라고도 했다.
한편 실제 대지진이 발생한다면 발생 지역과 인접한 대도시 거주자 420만명이 당일 귀가하지 못할 것이라는 조사도 나왔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지난 2019년에 발표한 '난카이 해곡 대지진 피해 분석'을 인용해 이 같은 결과를 보도했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대지진이 평일 정오에 발생해 대중교통이 멈출 경우 긴키지역(일본 혼슈 서부지역)에서 약 660만명, 주교지역(아이치현 등 3개현)에서 약 410만명이 일시적으로 귀가가 어려울 것으로 나타났다. 긴키권은 최대 약 300만명, 주교권은 최대 약 120만명이 당일 중에 집에 귀가하지 못하는 '귀가 곤란자'가 될 것으로 집계됐다.
난카이 해곡은 수도권 서쪽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를 거쳐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져 있는데 대지진 발생 시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은 도쿄 동북부 이바라키현에서 일본 열도 서남쪽 오키나와까지 29개 도도부현(광역 지방자치단체), 707개 시초손(기초자치단체)이다.
앞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에는 수도권 지역도 약 515만명이 귀가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도쿄 23구의 최대 진도는 5강으로 건물 피해가 크지 않았지만 안전 확인을 위해 철도회사가 잇따라 운행을 중단하면서 주요 도로가 버스와 택시로 큰 정체가 벌어졌다. 특히 지진이 평일 오후 2시 46분에 발생해 귀가의 어려움은 더욱 컸다.
동일본 대지진의 교훈으로 현재 일본 정부는 지진 발생 뒤에 혼란을 막기 위해 지진 발생 3일간은 귀가를 최대한 자제하도록 하는 지침을 기업 등에 전달했다. 기업은 종업원을 회사에 대기시키도록 권장하고, 지자체는 관계 기관과 제휴해 일시 체제 시설을 정비하도록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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