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계 중에는 ‘드라이빙 지수’라는 게 있다. 드라이브 샷 거리 순위와 페어웨이 안착률 순위를 합해 낮은 선수가 ‘더 멀리, 더 똑바로’ 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하반기 첫 대회인 제주삼다수 마스터스까지 끝난 상황에서 드라이빙 지수 1위는 박민지다. 드라이브 거리 43위(239.82야드), 페어웨이 안착률 6위(79.87%)에 올라 드라이빙 지수 ‘49’를 기록하고 있다.
드라이브 거리 41위(240.10야드), 페어웨이 안착률 9위(79.41%)로 드라이빙 지수 ‘50’을 기록하고 있는 박현경이 2위이고, 드라이브 거리 12위(248.61야드), 페어웨이 안착률 39위(73.11%)로 드라이빙 지수 ‘51’의 김수지가 3위다. 드라이빙 지수 ‘빅3’는 그 차이가 1점 간격으로 무척 촘촘하다.
드라이빙 지수 4위가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둔 장타자 윤이나다. 드라이브 거리 4위(253.74야드), 페어웨이 안착률 58위(71.07야드)를 기록하고 있는 윤이나는 드라이빙 지수 ‘62’를 기록하고 있다. 3위 김수지와 지수 차이가 ‘11’이나 나지만 윤이나의 드라이빙 지수 4위가 대단한 이유가 몇 가지 있다.
다른 장타 톱10 선수들과 드라이빙 지수를 비교해 보면 잘 알 수 있다. 드라이브 거리 10위 이내 중 윤이나 다음으로 드라이빙 지수 순위가 높은 선수는 공동 15위의 이동은이다. 드라이브 거리 5위, 페어웨이 안착률 78위로 드라이빙 지수 ‘83’을 기록하고 있다.
장타 1위(256.52야드) 방신실과 장타 2위(255.43야드) 황유민은 나란히 드라이빙 지수 22위를 기록하고 있다. 페어웨이 안착률에서 황유민이 84위(66.38%), 방신실은 바로 한 계단 아래인 85위(66.09%)다.
티샷 정확도가 낮은 건 장타자의 숙명과도 같은 숙제다. 하지만 윤이나는 화끈한 장타를 날리면서도 꽤 높은 정확도를 유지하고 있다. 티샷 정확도가 높다는 것은 우드나 아이언을 잡는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이는 반대로 해석하면 정확도를 조금 포기하면 훨씬 더 멀리 날릴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드라이빙 지수에 그린적중률 순위를 포함하면 히팅 능력 지수가 나오는데 여기서도 윤이나는 4위에 올라 있다. 그린적중률 2위인 윤이나의 히팅 능력 지수는 ‘64’이다. 히팅 능력 지수 빅3는 김수지, 박현경, 박민지 순이다. 김수지가 그린적중률 1위, 박현경 4위, 박민지 11위를 반영한 결과다.
히팅 능력 지수에 평균 타수, 평균 퍼팅, 이글 수, 평균 버디, 벙커 세이브율 순위까지 더해 서열을 정하는 종합능력 지수에서는 윤이나가 ‘130’으로 당당히 1위에 올라 있다.
평균 타수 1위, 이글 수 10위, 평균 버디 1위, 벙커 세이브율 2위 등 압도적인 기량을 보이고 있다. 52위인 평균 퍼팅 순위가 종합능력 지수를 확 끌어내리고 있지만 그래도 1위 주인공은 여전히 윤이나다.
윤이나는 16일부터 경기도 안산시 더헤븐CC에서 열리는 더헤븐 마스터즈에 출전해 드라이빙 지수 4위의 ‘막강 티샷’을 앞세워 2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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