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대만 폭스콘 그룹 산하 패널 업체 이노룩스의 공장을 예상가보다 20% 비싼 200억 대만달러(약 8450억 원)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경제일보 등 대만 언론은 TSMC가 이노룩스 공장을 인수해 패키징(조립 포장) 공정 용도로 사용할 것이라며 이날 이사회에서 이 같은 사안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TSMC는 이노룩스 공장 인수와 관련된 시장의 루머에 말을 아껴왔다.
이노룩스는 지난달 말 이사회에서 타이난 남부과학단지 4공장 매각안을 통과시켰다. 이 공장은 노트북과 모니터 패널을 주로 생산했지만 이노룩스 내부의 전략적 고려로 2023년 폐쇄될 예정이었다.
공장 인수전에는 미국의 마이크론과 TSMC 등 여러 기업이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최저 인수 가격으로 설정된 180억 대만달러보다 20% 이상 높은 금액을 제시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TSMC는 이노룩스 공장의 5.5세대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설비를 해체하고 첨단 패키징 공정 설비를 투입해 연구개발(R&D) 및 최첨단 3㎚(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공정 생산에 활용할 예정이다.
해당 공장은 TSMC가 내년 2나노 양산을 목표로 확장하고 있는 바오산 공장과 차로 5분 거리에 있다. TSMC는 삼성전자와 2나노 공정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올해 2분기 TSMC의 바오산 공장에 테스트 관련 장비와 부품이 반입돼 당초 시험 생산될 예정이던 올해 4분기보다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TSMC는 지난달 1일 일본의 레조낙홀딩스 산하 RHDT의 공장과 설비를 6억 6800만 대만달러(약 250억 원)에 취득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TSMC는 해당 건물을 사무실로 사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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