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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보다 우울한 체감경기 미국인 60% "이미 침체기"

고물가에 계층간 격차 커지며

지표와 체감경기 '단절' 현상

내년 7월까지 불황 지속 전망

한 쇼핑객이 미국 일리노이주 샴버그의 한 백화점에서 옷을 고르고 있다.AP연합뉴스




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지난해 초부터 이미 경제가 침체에 들어갔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저소득층의 현금 사정이 빠듯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2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의 전자 결제 업체 ‘어펌’이 올 6월 20~24일 미국인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59%가 ‘미국 경제가 현재 침체 상태에 있다’고 답했다. 침체라고 판단하는 배경으로는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상승’이 68%로 가장 많았고 친구와 가족 등 ‘주변인들이 돈 문제로 불평한다’는 답변(50%)이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주변인들이 지출을 삭감했다(36%)’거나 ‘신용카드 부채를 갚지 못한다(20%)’ 등의 응답도 포함됐다. 침체에 있다고 답한 이들은 평균적으로 지난해 3월부터 불황이 시작됐다고 생각했으며 내년 7월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체감경기는 경제지표에서 나타나는 미국의 경제 상황과는 동떨어진 모습이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1분기 2.2% 성장해 잠재성장률(약 1.8%)보다 높았다. 올 들어 1분기 GDP 성장률은 1.4%로 둔화했지만 2분기에는 2.8%로 다시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실제 경제 상황과 체감경기의 단절 현상을 ‘바이브세션(vibecession)’이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바이브세션은 ‘분위기(vibe)’와 ‘침체(recession)’의 합성어로 실제 경제 상황과 별개로 사회적으로는 경제에 대해 비관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것을 일컫는다. JP모건의 조이스 장 글로벌 리서치 부문 대표는 “지난 몇 년 동안 재산 증식은 주택 소유자 등 고소득 계층에게 집중되고 전체 가구의 3분의 1은 이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계층 간 격차가 극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며 “우리는 바이브세션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체감경기를 넘어 실제 경제가 둔화할 수 있다는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은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소득 상위 20%를 제외한 80%의 가구가 보유한 현금과 저축·펀드 등 유동자산은 2020~2021년 증가한 후 줄어 지금은 팬데믹이 없었을 경우 도달했을 수준보다 13% 낮은 상태라고 분석했다. 상위 20% 가구 역시 팬데믹이 없었다면 도달했을 수준보다 2% 더 낮다. 세인트루이스연은은 “소득 하위 80% 가구의 재정적 여유가 줄어들고 신용 압박이 커지면서 소비 지출 성장에 대한 위험을 시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뉴욕연은은 90일 이상 신용카드 연체율이 올 2분기 10.93%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남아 있던 2012년 1분기(11.27%)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다.

경제활동의 핵심인 소비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기업 실적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최근 공개된 디즈니의 회계연도 3분기 실적을 보면 스트리밍 부문이 사상 첫 흑자를 기록한 반면 디즈니월드 등 테마파크 부문의 영업이익은 3% 이상 감소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휴 존스턴 디즈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지출에 더 신중해졌다”며 “강달러의 영향으로 고소득 여행객들이 테마파크를 방문하는 대신 해외여행을 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디즈니는 소비자 수요가 약해지면서 회계연도 4분기의 테마파크 부문 실적 역시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형 호텔 체인 힐튼도 소비자들의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크리스 나세타 힐튼 최고경영자(CEO)는 “저소득층은 현재 부채를 늘리고 있고 가처분소득이 감소해 여행을 포함해 무엇이든 할 여력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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