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가 통산 34번째로 골프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것은 2016년 일이다. 당시 박인비 다음으로 명예에 전당에 가입할 가능성 높은 선수로 리디아 고가 거론됐다. 당시 19세였던 리디아 고는 12승을 거두면서 오랫동안 세계랭킹 1위를 지키고 있었다. 이후 부침을 겪은 리디아 고는 올해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마침내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머지 않아 대기록을 달성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무려 8년이 걸렸다.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기 위해서는 27포인트가 필요하다. LPGA 우승에 1포인트가 쌓이고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면 2포인트가 부과된다. 올해의 선수와 베어 트로피 그리고 올림픽 금메달에도 1포인트가 배정된다.
리디아 고가 35번째 명예의 전당 입회자가 되면서 이제 다음 순서는 누가 될지 관심을 모은다고 미국 골프 다이제스트가 보도했다.
현재 27포인트에 10포인트 이내, 즉 17 포인트 이상을 획득하고 있는 선수는 모두 5명이다. 쩡야니(대만)가 23포인트로 가장 높고 20포인트의 고진영, 19포인트의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17포인트의 넬리 코르다(미국) 그리고 17포인트의 에리야 쭈타누깐(태국)까지다.
이들 중 쩡야니나 루이스 그리고 쭈타나깐의 최근 경기력을 보면 명예의 전당 조건을 채우기가 무척 버거워 보인다. 이들 중 최근 3시즌 사이에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고진영과 코르다 둘 뿐이다.
한때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던 두 선수가 명예의 전당 36번째 주인공을 놓고도 맞수 대결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비록 고진영이 3포인트 앞서고 있지만 코르다가 올해 무섭게 포인트를 획득하고 있어 누가 먼저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지 알 수 없는 형국이다.
메이저 1승을 포함해 6승을 거둔 코르다는 올해만 벌써 7포인트를 획득하고 있다.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어 연말에는 1포인트를 추가할 가능성이 무척 높다. 평균 타수 부문에서도 2위(69.97타)에 올라 1위(69.88타) 후루에 아야카(일본)와 팽팽한 승부를 벌이고 있다. 남은 대회에서 우승을 추가한다면 포인트를 더 쌓을 수 있다.
반면 메이저 2승을 포함해 15승을 올린 고진영은 최근 포인트 쌓기가 무척 느려진 상태다. 최근 2년 동안 2승을 거둔 게 전부다.
고진영은 20포인트 중 70%를 2019년과 2021년에 집중해서 거뒀다. 특히 2019년에는 메이저 2승을 포함해 4차례 우승했고 올해의 선수와 베어 트로피도 싹쓸이했다. 2021년에도 5승을 거두며 올해의 선수를 품고 6포인트를 쌓았다.
고진영이 비록 올해 우승은 없지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어 준우승을 거두고 평균 타수에서도 10위 올라 있을 정도로 샷감이 나쁘지 않아 조만간 우승 소식을 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두 선수의 명예의 전당 입성 경쟁에 있어 가장 큰 변수는 부상 여부다. 두 선수는 그동안 크고 작은 부상에 부침을 겪어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