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공 방어 핵심 전력으로 공군이 전력화한 지 5년에 불과한 F-35A 스텔스 전투기의 부품 조달이 원활하지 않아 다른 항공기에서 부품을 빼내어 장착하는 ‘부품 돌려막기’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실이 공군에서 제출받아 분석한 ‘최근 5년 간 운용 전투기별 동류전용 현황’에 따르면, 공군이 보유한 F-35A 전투기에서 2019년부터 2024년 7월까지 ‘동류전용’ 발생 건수는 모두 350여 건으로 집계됐다.
연평균 항공기 대당 발생한 동류전용 추이는 2019년 0.8건(40대x0.8=32건), 2020년 3.4건(40대x3.4=136건), 2021년 1.1건(40대x1.1=44건), 2022년 0.6건(39대x0.6=23.4건), 2023년 2.4건(39대x2.4=93.6건), 2024년 7월까지 0.6건(39대x0.6=23.4건)이다. 연 발생 건수로 환산하면 5년 간 총 352.4건의 동류전용이 발생한 것이다.
동류전용이란 항공기 부품 수요가 발생했을 때 가동하지 않고 있는 다른 항공기의 동일 부품을 빼내어 끼워 넣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A항공기가 고장났을 때 B항공기에서 부품을 떼어 ‘돌려막기’를 했다는 의미다.
공군은 F-35A를 2019년부터 40대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 다만 2022년 1월 독수리와 충돌한 1대를 수리 비용 과다로 도태시켜 현재 39대를 보유 중이다.
이 때문에 군 안팎에서는 전력화 행사를 한 지 5년도 채 지나지 않은 첨단 전투기인 F-35A의 동류전용이 20년 가까이 운용돼 노후한 F-15K 보다 부품 돌려막기가 더 많은 건 F-35A의 기계적 특성이나 유지 보수 및 부품 조달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 등으로 안보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어 F-35 등 최신예 공군 전투기 전력은 상시 출격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며 “동류전용은 부품 조달 차질에 따른 고육지책이지만 결국 부품 돌려막기로 공군 전력의 운용에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어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군 한 관계자는 “F-35A는 20만~30만개의 부품으로 구성돼 비계획적인 고장 발생 시 조달기간이 장기간 소요되고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며 “정비 중인 항공기의 동일 부품으로 동류전용 후 정비를 수행해야 결함부품을 확보할 때까지 적정 가동률을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공군의 핵심 전력으로 2005년부터 도입한 F-15K(59대 보유)도 최근 5년 발생한 ‘동류전용’ 건수는 모두 180여 건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항공기 대당 발생한 동류전용 추이는 2019년 0.5건(59대x0.5=29.5건), 2020년 0.4건(59대x0.4=23.6건), 2021년 0.4건(59대x0.4=23.6건), 2022년 0.8건(59대x0.8=47.2건), 2023년 0.6건(59대x0.6=35.4건), 2024년 7월까지 0.5건(59대x0.5=29.5.4건)이다. 연 발생 건수로 환산하면 5년 간 총 188.8건의 동류전용이 이뤄진 셈이다.
따라서 F-35A의 동류전용을 F-15K 추이와 비교하면 15년 여 더 운용돼 노후한 F-15K 보다 부품 돌려막기가 2배가량 많아, 더 심각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공군이 가장 많이 운용하고 있는 전투기 (K)F-16(160여대 보유)도 최근 5년 간 발생한 동류전용은 총 736건으로 가장 많았다. 국산 전투기 FA-50 경공격기 역시 같은 기간 동류전용 횟수는 모두 154건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필요 조건인 감시정찰 분야 핵심 전력으로, 2019년 12월부터 4대를 도입해 운용 중인 글로벌호크(RQ-4) 또한 수리부속 확보가 어려워 동류전용이 빈번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운용 전투기별 무분별한 동류전용 논란에 대해 공군은 “동류전용은 미 공군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에서도 시행하고 있다”며 “공군은 승인권자의 통제하에 적정가동률을 유지하기 위해 제한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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