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8·8 주택 공급 확대 방안’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아파트값이 5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시작된 매수세는 서울 외곽을 넘어 수도권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둘째 주(12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8% 올랐다. 상승 폭은 전주(0.07%)보다 커졌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0.32% 뛰어 2018년 9월 둘째 주(0.45%) 이후 약 5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을 보였다. 인천도 지난주 0.10%에서 0.16%로 상승 폭이 커졌다. 다만 경기는 0.11%에서 0.10%로 소폭 줄었다. 이에 수도권(0.16%→0.18%)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높아졌다.
최근 서울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7월 셋째 주 0.30%에서 같은 달 넷째 주 0.28%, 이달 첫째 주 0.26%로 다소 둔화하는 모습이었다. 통상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여름휴가철 비수기로 거래량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가 이달 8일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해 집값 상승세가 다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오히려 상승 폭이 커졌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높은 수준의 거래량이 유지되면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가 지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날까지 신고된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7715건(계약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7월 계약분의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인 것을 고려하면 2020년 12월(7745건) 이후 3년 7개월 만에 최다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했다. 자치구 중에서는 금호·행당동 역세권 대단지를 위주로 성동구(0.63%) 아파트값이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이는 2013년 9월 셋째 주(0.69%) 이후 10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성동구 ‘센트라스’ 전용면적 84㎡는 이달 17억 9500만 원에 거래됐다. 이는 한 달 전보다 약 1억 원 이상 오른 금액이다.
송파구(0.58%)와 서초구(0.57%), 강남구(0.46%), 광진구(0.45%) 등도 서울 평균을 웃도는 상승률을 보였다. 경기 지역에서는 망월·신장동 신축 위주로 하남시(0.43%)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였다. 성남 수정구(0.39%)와 과천시(0.33%)도 상승했다. 인천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 호재가 있는 검단신도시가 위치한 서구(0.36%)를 중심으로 아파트값 상승세가 가팔랐다.
반면 이번 주 지방의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2% 하락했다. 미분양이 많은 대구(-0.11%)와 제주(-0.06%), 광주(-0.05%), 부산(-0.03%) 등의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인 탓으로 풀이된다. 다만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 폭은 지난주 0.13%에서 이번 주 0.11%로 좁혀졌다.
전국 기준 이번 주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0.08%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9% 뛰어 6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서울 자치구 중 강동구는 전셋값이 전주보다 0.06% 떨어지며 하락 전환했다. ‘고덕강일제일풍경채’와 ‘e편한세상강일어반브릿지’ 등 신축 입주 물량이 늘어난 효과로 풀이된다. 지방 전셋값 상승률은 0.0%를 기록해 올해 5월 넷째 주 이후 12주 만에 보합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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