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평균수명이 늘어난 지금을 ‘100세 시대’라고 말합니다. 60세가 넘어서도 정정하게 활동할 수 있어 요즘은 최소 70세까지 일을 해야 한다고 하죠. 이 때문에 은퇴 후 인생 2막, 즉 노년 생활을 어떻게 보낼지 많이 고민하는데 인생 2막은 20대 중반~30대 초반 취업하는 순간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강창희(사진) 행복100세자산관리연구회 대표는 1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편안하고 행복한 노후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돈’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행복100세자산관리연구회는 100세 시대를 맞아 행복한 노후를 보내기 위한 연구를 하는 곳으로 지난해 강 대표가 설립했다. 증권맨 출신인 그는 1973년 한국거래소에 입사해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 한화투자증권, 굿모닝투자신탁운용 등에서 근무하며 젊은 시절부터 노후를 고민했다고 한다.
강 대표는 특히 1980년 10월부터 1989년 2월까지 일본에서 대우증권의 주재원·도쿄사무소장으로 일할 때 일본 사회의 고령화 대비를 직접 보고 느끼면서 노후 생활 준비에 대한 노하우를 배웠다고 했다. 그는 “대체적으로 일본의 사회현상이 20년 후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데 일본인들은 1980년대부터 행복한 노후 생활을 연구했고 나는 그들이 연구한 것을 공부했다”고 전했다.
그는 노후 준비에 있어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 이 세 가지 연금은 꼭 가입하는 게 좋다고 강조한다. 강 대표는 “죽을 때까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라가 선진국이라고 보는데 미국·일본·독일 등이 여기에 해당하고 우리나라는 교사나 공무원 정도만 사망 시까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정도”라며 “한국에서 죽을 때까지 연금을 받는 사람이 29% 정도인데 미국·일본·독일처럼 70~80%까지 올라가야 하고 지금 우리 실정에서는 이 세 가지 연금에 가입해놓아야 평생 연금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정년에 대해 연구해보니 사람은 일생 동안 세 번의 정년을 맞는다고 했다. ‘고용 정년’ ‘일의 정년’ ‘인생 정년’이다. 그는 “회사에서 정년퇴직할 때가 고용 정년, 퇴직 후 재취업이나 창업을 한 뒤 일을 그만두는 게 일의 정년 그리고 세상을 떠나는 게 인생 정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직장에 있는 동안 자기 계발 등으로 자신의 몸값을 높여 고용 정년을 대비하고 이후에는 젊은 세대가 기피하는 택배 배달, 아파트 경비원 등과 같은 일에 과감하게 도전해 일의 정년을 준비해야 한다”며 “또 요즘 ‘웰다잉’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죽기 전 유언장을 작성해 자녀들이 유산 문제로 싸우지 않도록 하는 한편 배우자가 돈 때문에 고생하지 않도록 경제적 기반도 물려주면서 ‘품위 있는 죽음’으로 인생 정년을 맞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 대표는 행복한 노후 생활을 위해 반드시 피해야 할 게 여러 가지 있지만 특히 ‘황혼 이혼’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황혼 이혼은 결혼 기간이 20년 이상인 부부가 갈라서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전체 이혼 가운데 황혼 이혼이 37%를 차지하며 이는 아시아 국가 중 1위라고 한다.
그는 “젊었을 때 노후 준비를 잘 한 사람들도 은퇴 후 힘들어하는 요인이 주로 창업 실패, 금융 사기, 중대 질병, 성인 자녀를 경제적으로 계속 도와주는 것 등”이라며 “이런 네 가지 요인 외에 무엇보다 황혼 이혼으로 힘든 노후를 보내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말했다. 또 “황혼 이혼을 하게 되면 두 사람이 살기도 빠듯한 상황에서 재산 분할을 해야 하고 외로움으로 인해 병도 찾아온다”며 “요즘 황혼 이혼의 주된 이유가 남편이 정년퇴직 후 집에만 있어 부부가 서로 부딪치다 보니 갈등이 생기는 것이라는데 결국 정년퇴직을 하고 나서도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77세인 강 대표는 스스로 생각할 때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증권 회사에 오래 근무했던 경험으로 투자와 자산 불리기 등을 공부했고 연구회를 세워 지금은 강의를 다니며 돈을 벌고 있습니다. 젊었을 때부터 노후를 준비한 덕에 지금 이렇게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데요. 정년퇴직 후 무엇을 할지 빨리 고민하고 대비해야 즐거운 노년 생활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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