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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뛰어난 ‘4.5세대 전투기’는…한국산 ‘KF-21’ vs 유럽산 ‘라팔·타이푼’[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1대당 1000억원으로 가격쟁쟁력 우위

경쟁 기종 ‘라팔’ 보다 스텔스 기능 앞서

향후 조종에 AI 장착 6세대 전투기 개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 6월 25일 방위사업청과 한국형 전투기 KF-21보라매 최초 양산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 제공=KAI




프랑스 군사전문지 ‘메타 디펜스 프랑스(meta-defense)’는 최근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를 조명하는 분석 기사를 통해 4.5세대 전투기 가운데 가장 우수한 성능과 합리적 가격으로 세계 방산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이제 막 양산이 시작돼 아직은 전력화 되지 않은 상태인데, 4.5세대 전투기로 분류되는 한국형 전투기 KF-21이 프랑스 ‘라팔’, 유로파이터 ‘타이푼’ 미국 ‘F-16’이나‘ F-15EX’ 등의 동급 경쟁모델 보다 가성비가 높은 덕분에, 특히 전통의 강호인 유럽 방산업계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6월 25일 한국항공우주산업과 KF-21 총 20대와 기술 교범·교육 등 후속군수지원을 포함해 총 1조9600억 원 규모의 최초 양산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7월 10일부터는 양산에 돌입했다. KAI는 양산 1호기 조립 시작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고, 국내 개발된 최첨단 자동화 설비를 회의 참석자들에게 공개하기도 했다.

2015년 시작된 한국형 전투기(KF-X) 체계 개발 사업으로 탄생한 KF-21은 최근 퇴역한 ‘F-4’와 향후 퇴역할 ‘F-5’ 전투기를 대체할 미래 전장 운용 개념에 적합한 4.5세대 전투기로 2026년 말 양산 1호기가 한국 공군에 납품될 예정이다.

KAI와 공군은 2028년까지 공중전(공대공) 능력을 갖춘 ‘블록(Block)-Ⅰ’ 초기 양산 물량을 전력화한다. 이후 공대지 및 공대함 전투능력을 추가한 ‘블록-Ⅱ’ 물량을 순차적으로 전력화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KF-21 ‘보라매’는 경쟁 기종 보다 어떤 측면에서 가성비 우위에 서 있는 것일까.

방산업계에 따르면 초도 양산에 들어가는 개발 분담금을 제외하면 KF-21 20대의 가격은 1조5500억 원 수준이다. 엔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5562억 원 계약)과 AESA(능동위상배열) 레이더(한화시스템과 1100억 원 계약)를 제외한 1대의 가격은 775억 원대로 떨어진다. 엔진과 AESA레이더(역시 개발 분담금 제외), 후속군수지원을 포함해도 1대당 1000억 원 수준이다.

프랑스산 라팔 전투기가 시범비행을 하고 있다.


따라서 경쟁 상대인 프랑스 전투기 ‘라팔’과 유로파이터 ‘타이푼’은 1대당 가격이 1500억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가격 측면에서 절대적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타 디펜스 프랑스 “KF-21은 라팔이나 타이푼보다 가격 면에서 우위에 있다”며 “이제 막 양산에 돌입한 신규 기체로 향후 생산비 절감 요소가 반영되면 가격 경쟁력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짚었다.

특히 뛰어난 것은 확장성으로 경쟁 기종을 앞서는 가장 큰 강점으로 꼽았다. 21세기에 개발된 유일한 4.5세대 전투기인 KF-21은 앞으로 높은 수준의 스텔스 기능을 갖춘 사실상 5세대로 유무인 복합운영이 가능한 6세대로 빠른 ‘진화적 개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메타 디펜스 프랑스는 “KF-21은 검증된 기술 및 진화적 개발을 적용한 확장성까지 더해져 매우 뛰어난 성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5세대 전투기 카테고리에 완전하게 통합되는 KF-21의 성능개량 버전인 ‘KF-21EX’는 세계 전투기 시장에서 라팔과 타이푼, F-15EX 보다 한발 앞서게 될 것이 명백하다”고 전망했다.



KF-21은 주요 성능에서도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해외 항공 전문매체 ‘Aerotime’은 ‘2024년 세계 최고 전투기 10기(Top 10 best fighter jets in the world in 2024)’ 분석 기사에서 KF-21을 4위로 선정했다. 4위 선정 배경에 대해 “KF-21은 앞으로 발전이 기대되는 최근 기체”라며 “스텔스 성능과 내부 전자장비 체계를 더욱 발전시킨다면 5세대 전투기 이상의 전투 성능을 낼 수 있다”고 밝혔다.

KF-21이 가장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4.5세대 전투기지만 5세대급 스텔스기에 준하는 성능을 자랑한다는 것이다.

‘레이더 반사 면적(RCS)’은 스텔스 성능을 나타내는 지표다. 레이더에 포착되는 비행기의 크기를 나타낸 단위다. 경쟁 기종인 라팔의 RCS는 1㎡ 수준이다. 이에 반해 KF-21의 RCS는 1㎡보다 더 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항공 전문가들은 KF-21 저피탐 성능을 스텔스기 수준인 ‘LO(Low Observable)’ 바로 직전 등급 ‘RO(Reduced Observable)’로 평가한다. KF-21은 2040년까지 LO 수준의 저피탐성을 갖출 계획이다.

유럽항공우주방위산업(EADS)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무엇보다 KF-21의 공중 전투 능력은 경쟁 기종을 뛰어넘을 기세다. 지난 5월 8일 KF-21은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미티어(Meteor)’ 첫 실사격에 성공했다고 방위사업청이 밝혔다. 미티어는 마하 4(음속 4배) 이상의 속도로 날아가 200㎞ 밖의 적 전투기를 격추할 수 있는 정밀성을 갖춰 현존 최고의 공대공 미사일로 꼽힌다. 유로파이터와 라팔, 그리펜에 이어 세계 4번째로 미티어 실사격에 성공하는 기록을 찍었다. KF-21은 1대당 4발을 장착할 수 있고, 2025년부터 도입이 시작된다.

게다가 우리 공군의 핵심 전력인 5세대 전투 ‘F-35A’ 보다 빠른 음속의 2배에 가까운 마하 1.8(시속 2200㎞)을 돌파하고, 시속 150∼200㎞ 초저속비행 등 고난도 급기동도 가능한 초음속 전투기다.

KF-21의 또 다른 매력은 성장잠재력이 큰 기체라는 점이다. 지난해 4월 KAI가 공개한 ‘차세대 공중 전투체계 개발 추진전략’ 보고서에 따르며 최초 양산 단계인 현재 1단계로 공대공 무장과 기초적 저피탐 성능을 갖춘 상태다.

앞으로 2단계는 공대지 무장이 탑재되고, 3단계에는 스텔스 기능과 유무인 전투비행체계(MUM-T·Manned-Unmanned Teaming)를 장착한다. 최근 초음속 전투기 편대 구성 추세인 MUM-T는 조종사가 탑승한 전투기와 AI가 조종하는 무인기가 한 팀을 이루는 임무 수행 체계다. 유사시에는 전투기에 탑재된 무인기가 함께 임무를 수행한다.

‌마지막 단계인 4단계는 스텔스 기능을 최대로 갖추고 전투기 조종에도 AI를 적용하는 6세대 전투기 개발에 도전한다. 다만 2030년대에 들어서면 6세대 전투기는 미국과 유럽 주도로 새롭게 재편될 전망이다. KAI가 6세대 전투기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야 경쟁력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이 주도하고 이탈리아·스웨덴이 참여하는 ‘템페스트’는 2035년쯤, 프랑스 및 독일·스페인이 추진하는 ‘미래 공중전투체계’(FCAS)는 2040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물론 세계 최강인 미국은 유럽과 중국, 러시아 등이 6세대 전투기 개발을 시작할 때 이미 ‘차세대 공중지배 프로젝트(NGAD)’ 시제기를 띄워 성능을 검증하는 단계에 올라와 있다. NGAD 개발이 성공하면 현존 최강으로 꼽히는 스텔스 전투기도 F-22 ‘랩터’도 일선에서 물러날 진정한 차세대 전투기가 등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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