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홍수 피해를 입은 평안북도 의주군을 찾아 수해민들 앞에서 연설을 하는 과정에서 북한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한국식 표현을 다수 사용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가 14일 보도했다.
RFA는 익명의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지금까지 김정은이 여러 수해 피해 지역을 찾았지만 수해민들 앞에서 연설한 건 처음”이라며 “피해 현장을 찾아 사전 대책을 바로 세우지 않았다고 간부들을 욕하고 닦달질하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라고 전했다. 김정은의 수해 지역 방문 모습과 연설은 영상으로 만들어져 조선중앙TV에 반복해서 방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연설 내용보다 김정은이 남한식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 모습에 사람들이 놀랐다”고 전했다. 그는 “연설 서두에서는 흔히 사용하던 동지 혹인 인민이라는 말 대신 ‘주민’이라고 했고 노인이나 늙은이를 한국식으로 ‘어르신’이라고 했으며 텔레비죤도 ‘TV’라는 한국식 표현을 썼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에서는 나이든 사람을 가리킬 때 노인 또는 늙은이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하며 높여 부를 때는 할아버지, 할머니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또 텔레비전을 줄여 ‘텔레비’, ‘텔레비죤’이라고 부른다. ‘TV’라고 표현하는 사람은 신고하라는 내용이 북한 반간첩 포스터에 등장하기도 한다.
소식통은 김정은이 연설에서 사용한 ‘병약자’ ‘험지’ ‘음료수’ ‘폄훼한다’ 등도 북한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표현이라고 전했다. 북한에서는 ‘허약자’ ‘어렵고 힘든 곳’ ‘물’ ‘비방’ 또는 ‘비하’라는 표현을 주로 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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