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앞바다에서 ‘지진의 전조’로 알려진 길이 3.6m의 산갈치 사체가 발견됐다. 그리고 실제로 이 물고기가 발견된 지 이틀 만에 지진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샌디에이고 라호야 코브 해변에서 카약을 타던 사람들이 12피트(약 3.6m) 길이의 산갈치(oarfish) 사체를 발견했다.
산갈치는 깊은 바다에 사는 심해 어종으로 인간과 마주치는 일이 극히 드물다. 사체가 얕은 물가로 떠오르는 경우도 거의 없어 이번 발견은 매우 이례적이다. UC 샌디에이고 스크립스 해양연구소에 따르면 1901년 이후 캘리포니아주에서 산갈치 사체가 발견된 것은 단 20차례 뿐이다.
해양보호협회는 산갈치를 두고 “놀랄 만큼 크고 기이하게 생긴 물고기”라고 정의한다. 길고 은빛의 리본 모양 몸통을 가졌으며 최대 30피트(약 9m)까지 자랄 수 있는 대형 어종이다. 또한 크고 기괴한 눈과 붉은 가시들이 왕관 모양의 모습을 하고 있다.
산갈치는 일본에서 ‘용궁사자’로 불리며 지진의 전조로 여겨졌다. 실제로 이번에도 사체가 발견된 지 이틀 뒤인 지난달 30일 로스앤젤레스에서 규모 4.6의 지진이 발생해 놀라움을 안겼다.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관계자들은 현재 산갈치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진행 중이다. 또한 어린 개체의 사체가 왜 얕은 물가로 떠내려왔는지도 조사 중이다.
한편 이번 산갈치 사체 발견이 최근 발생한 재난과의 연관성에 대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주 유타주의 1억9000만 년 된 지질 구조물인 '더블아치'가 갑자기 무너졌고, 2주 전에는 멕시코의 1100년 된 피라미드가 폭우로 붕괴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들이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관계자는 “산갈치나 기타 다른 심해어는 지진 등 재난과 관계가 없다는 것이 이미 연구를 통해 증명됐다”며 “이는 전형적인 ‘착각적 상관’(illusory correlation)”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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