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통일 재원 마련 프로젝트인 ‘통일항아리’ 기금이 남북협력기금에 통합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18일 “통일항아리 기금이 남북협력기금 민간 기부금계정이 통합된다”고 설명했다. 통일항아리 기금을 관리하는 사단법인 ‘통일을생각하는사람들의모임’ 측은 연내 통일항아리 기금을 남북협력기금 민간 기부금 계정에 적립하기 위해 통일부와 실무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항아리는 막대한 통일 비용을 미리 준비하자는 취지로 이명박 정부가 2012년 시작한 사업으로 통일 후 초기 비용 추산액 약 55조원을 적립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호 기부자로 한 달 월급을 전액 내놓으며 각계의 기부를 독려했다. 모금 첫 해인 2012년에 6억3000만원의 기부금이 모였고 2013년 말에는 약 7억6000만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로는 모금 동력이 사실상 사라져 월평균 기부가 1∼2건에 그쳤다. 지난해 기부 실적은 총 16건이었다.
통일항아리 기금은 2014년 이후 10여년간 1억원 남짓 늘어 현재 약 9억원 규모다. 이명박 정부는 남북협력기금에 민간 기부금 계정을 만들어 통일항아리 기금을 장기 적립하려고 법 개정을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하지만 지난달 민간 기부금을 기탁 취지대로 장기 적립할 수 있는 내용의 남북협력기금법이 시행되면서 통일항아리 기금이 남북협력기금에 통합될 수 있게 됐다. 통합 후에는 정부가 통일항아리 기금의 관리 주체가 될 예정이다. 민간 기부금과 정부 출연금은 명확히 구분된다. 또 일반 국민의 기부금도 기부 연도의 경과와 상관없이 기금을 적립·관리하며 기부 의도를 온전히 살릴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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