홧김에 드라이버를 부러뜨리는 바람에 후반 9홀을 드라이버 없이 돌아야 했지만 타수를 잃지 않았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5승의 샘 번스(미국) 얘기다.
번스는 18일(한국 시간) 미국 테네시주 TPC 사우스윈드(파70)에서 계속된 PGA 투어 플레이오프 1차 대회 페덱스 세인트 주드 챔피언십 3라운드의 9번 홀(파4)에서 드라이버 샷을 한 뒤 그대로 있는 힘껏 드라이버를 바닥에 내팽개쳤다. 타구는 왼쪽으로 잘못 가 숲으로 들어갔고 드라이버는 헤드가 분리돼 못 쓰게 됐다.
골프 규칙은 자연적으로 손상되거나 외부 영향에 의한 것, 또는 선수와 캐디 외 다른 사람이 망가뜨린 게 아니라면 경기 중 클럽을 교체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남은 9홀 동안 드라이버를 아예 쓰지 못하는 상황이 됐지만 번스는 오히려 평정심을 되찾았는지 버디 3개와 보기 3개로 타수를 까먹지 않고 경기를 마쳤다. 드라이버 없이도 최장 319야드의 장타를 뿜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드라이버로 고생했던 전반 스코어도 버디 4개와 보기 2개, 더블 보기 하나로 이븐파였다. 전날 3위였던 번스는 중간 합계 10언더파의 공동 4위로 내려와 우승은 쉽지 않게 됐지만 여전히 상위권이다.
파리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는 데뷔 첫 플레이오프 대회 우승을 눈앞에 뒀다. 1타 차 공동 선두로 출발한 마쓰야마는 6타나 줄여 합계 17언더파를 만들면서 2위와 격차를 5타로 벌렸다. 닉 던랩(미국)이 12언더파 2위,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이 11언더파 3위다. 마쓰야마가 우승하면 그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PGA 투어 10승 고지를 밟는다.
파리 올림픽 금메달의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10언더파로 번스와 같은 공동 4위인 가운데 한국 선수 중에는 안병훈이 3언더파 공동 31위로 가장 높은 위치다. 3타를 잃은 김주형은 25계단 떨어져 공동 39위(2언더파)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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