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자금 유출이 우려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외 자금 흐름에 대한 투자자들의 정보 접근이 차단되면서 중국 증시의 불확실성이 증폭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9일부터 중국 증권거래소가 해외 자금 흐름에 대한 일일 데이터 공개를 중단하면서 투자자들은 시장의 핵심 지표를 얻을 수 없게 됐다. 중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자 급격한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읽힌다.
중국에서는 데이터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왔지만 일부 통계는 아무런 설명 없이 공개가 중단되기 일쑤다. 특히 경제나 시장에 유리하지 않은 정보의 경우 통제 수위가 높은 편이다. 당장 19일부터 해외 자금 흐름이 공개되지 않으면 중국 거래소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일일 데이터는 홍콩 거래소를 통해 이뤄진 주식과 거래소 상장 펀드의 총거래량과 거래 횟수, 상위 10개 종목의 거래량 등에 불과하게 된다.
글로벌 투자회사 애버딘아시아의 응신야오 투자책임자는 “중국 당국은 데이터가 좋지 않고 변동성이 심하기 때문에 발표를 중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 자본 유출이 늘어나지 않기를 원하지만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인 매도가 지속될 경우 중국은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증시에서 연간 자금 순유출이 발생하게 된다. 중국의 벤치마크지수인 CSI300지수는 올해 5월 고점 대비 9% 이상 하락했다. 이는 일본 토픽스지수와 인도 니프티50이 올해 13% 상승한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중국 증시는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14일 상하이증권거래소와 선전증권거래소의 거래액은 총 4729억 위안(약 89조 4000억 원)으로 2020년 5월 25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전체 시가총액 대비 비중도 2019년 말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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