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에게 고용돼 영상 편집과 기획 등에 종사하는 노동자들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서 인정해야 한다는 판단이 처음으로 나왔다.
18일 노동계에 따르면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은 구독자 140여만 명의 유튜버 A씨에게 매니저 겸 기획자로 채용됐던 B씨가 A씨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기준법 위반 진정 사건과 관련해 지난 8일 사건처리 결과를 회신하면서 B씨가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유튜브 채널에 고용된 매니저 또는 기획자에 대해 노동자성이 인정된 첫 사례다. 유튜브 채널 매니저 및 기획자들은 그간 프리랜서로 인식돼 근로계약서도 없이 구두계약으로 채용됐다가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해고되는 등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다.
노동청은 이번 회신문에서 “B씨는 A씨와 사용종속관계 하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고 명시했다. 노동청이 B씨를 근로자로 인정한 근거는 월 고정급여로 구두 계약해 근로 자체의 대상성이 있다고 보이는 점, 업무지시 및 승인권이 피진정인에게 있다고 보이는 점, 방송 소품 등 필요 경비는 피진정인이 부담한 점, 고정된 급여 외에 스스로 이윤을 창출할 여지가 없어 보이는 점 등이다.
이번 판단을 통해 B씨에 대한 노동자성이 인정되면서 유튜버에 고용된 다른 근로자들도 일반 방송 종사자들과 마찬가지로 근로기준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진정 사건을 대리한 하은성 샛별노무사사무소 노무사는 “이번 사건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제대로 된 계약서도 없이 근무하는 수많은 방송 노동자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결과”라며 “온라인 플랫폼 활성화로 관련 종사자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판단이 매우 큰 의의를 가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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