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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회의 1년, 무엇을 얻었나

이정훈 연세대 국제학대학원장 ∙ 통일부 통일미래기획위원장

'3국이 하나될 때 더 강하다' 원칙

북중러 밀월에 맞서 한미일 공조

안보·경제·과기 파트너십 강화로

韓, 글로벌리더 도약 플랫폼 구축

이정훈 연세대 국제학대학원장·통일부 통일미래기획위원장




지난해 8월 18일 미국 대통령의 공식 휴양지인 ‘캠프데이비드’에서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과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그리고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모여 역사적인 한미일 3국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캠프데이비드는 1978년 지미 카터 미 대통령이 이집트의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 이스라엘의 메나헴 베긴 총리와 함께 평화협정을 맺은 역사적인 장소다. 이런 유서 깊은 곳에서, 특히 북중러 밀월 관계가 갈수록 깊어지고 있던 상황에서 한미일 정상이 역사상 처음으로 이곳에서 만난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컸다.

한미 양국 정상은 불과 3개월 전 확장 억제 운영 방안을 최초로 적시한 ‘워싱턴선언’을 채택했는데 캠프데이비드 3국 정상회의는 그 연장선상에서 봐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윤석열 정부는 벼랑 끝으로 향하던 한미 관계를 워싱턴선언,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와 같은 굵직굵직한 외교적 성과를 통해 불과 1년 만에 ‘비정상’에서 ‘정상’으로 회복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는 이와 같이 거시적인 외교·안보 틀 속에서 평가하는 것이 맞다. 사실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로부터 물려받은 한미 동맹은 주한 미군 분담금, 전시작전권 전환, 한미 연합사 재배치, 사드 배치 등의 불협화음으로 ‘디커플링’이 우려될 정도로 불안정했다. 불과 2년 반 전의 일이다.

한일 관계 상황은 더 심했다. 무역 전쟁, 해군 레이더 록 사건,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중단 등 끊이지 않는 악재의 연속으로 양국 관계는 단교 수준으로 가고 있었다. 미국과의 특수 관계만 아니었더라도 아마 그랬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가장 좋아야 할 이 두 국가와의 관계가 이 지경이었기에 윤 대통령은 한국의 외교 정상화를 위해 미국 및 일본과의 관계 회복을 취임 후 바로 추진했고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는 이와 같은 노력이 결실을 본 아주 상징적이고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캠프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은 협력 방향을 명시한 ‘캠프데이비드 원칙’, 구체적 협력 방안을 담은 공동성명 ‘캠프데이비드 정신’ 그리고 ‘3자 협의에 대한 공약’ 등 3개의 문서를 채택했다. 우선 캠프데이비드 원칙은 3국이 ‘하나가 될 때 더 강하다’는 구호하에 앞으로 수년간 계속해서 공조할 것을 공표했다. 같은 맥락에서 한미일이 역내외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기 위한 강력한 협력 틀을 구축해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 지난 1년간 한미일 3국은 안보·경제·과학기술을 망라하는 여러 합의 사항을 체계적으로 이행해왔다. 예를 들어 한미일 협력 제도화를 위해 외교장관·국방장관·산업장관·재무장관 및 안보실장 회의가 정례화됐다. 또 폭넓은 실무 소통을 위해 한미일 인도태평양대화, 한미일 개발·인도지원정책대화, 한미일 사이버워킹그룹회의, 우주안보대화 등의 협의체가 순차적으로 발족했다. 이와 같은 한미일 협력 방안의 제도화는 3국간 파트너십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캠프데이비드의 가장 중요한 의의는 한미일 3국이 자유·인권·법치와 같은 보편 가치에 입각한 국제 질서를 같이 만들어나간다는 공동의 목표에 있다. 대한민국이 한반도를 넘어 글로벌 리더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 1년 전 캠프데이비드에서 구축된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이 좋은 기회를 살려 앞으로 남은 임기 3년 동안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는 물론 대한민국이 자유세계의 핵심 중추 국가가 될 수 있는 기반을 당당하게 마련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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