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공적개발원조(ODA) 누적 기준 최대 지원국은 베트남이다. 1991년부터 올해까지 총 6억 1854만 달러(약 8500억 원)가 집행됐다. 꾸준한 지원은 한국에 대한 이미지 개선과 기업들의 현지 진출, 교민 확대의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베트남 하노이 현지에서 ODA 사업을 기획·집행·관리하는 KOICA와 수출입은행 사무소장을 만났다.
이병화 KOICA 베트남사무소장은 “1992년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를 한 후 1994년 하노이에 KOICA 사무소를 열어 올해로 개소 30주년을 맞는다”며 그동안의 지원 흐름을 소개했다. 초기 10년은 기초 물자를 지원하면서 의료진을 파견했고 2000년 이후에는 인프라 지원을 포함한 프로젝트형 사업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현지에서 한국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후 베트남 경제가 고도화하며 최근 10년은 기술집약적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초저금리 대출 등을 통한 유상 지원을 하는 수은의 진사은 하노이사무소장도 “그동안 베트남에 대해서는 교통·수자원·보건 등과 관련한 인프라 개발을 지원해왔다”며 “2022년 12월 정상회담을 계기로 지하철·공항철도 같은 대형 교통 인프라 사업과 기후변화 대응 요소가 포함된 그린 인프라 사업을 우선 발굴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교권 문화 배경을 가진 동질성과 한류 영향, 꾸준한 지원 등에 힘입어 한·베 협력 관계는 한층 끈끈해지고 있다. 이 소장은 “베트남이 외교 관계 중 최고 단계로 평가하는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미국·일본보다 한국과 먼저 체결했다”며 “9000개가 넘는 한국 기업이 베트남에서 활동하고 있다. 베트남은 일부 분야에서는 서구 선진국보다 한국을 더 신뢰하고 한국의 지원을 더 희망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어 “물론 한국의 베트남에 대한 지원 규모가 미국·일본 등에 비해서는 작다”면서도 “성과가 있는 사업은 후속 프로젝트를 통해 추가 지원해 베트남 정부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다른 나라보다 빠른 의사 결정으로 현지에서도 한국의 지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진 소장도 다른 나라보다 유연한 ODA 정책과 일관성 있고 유리한 금리 조건을 우리의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베트남 정부의 지원 수요에 맞춤형 지원을 계속하며 우리 기업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고속철도·지하철 등 대형 사업 수주 및 지원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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