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군 당국은 19일 0시 1분부터 유사시 한반도 방어를 위한 연합 군사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연습을 시작했다. 오는 29일까지 열흘 동안 실시되는 UFS 기간 지휘소연습(CPX)과 함께 부대별 야외기동훈련(FTX)이 진행된다. 올해 UFS 기간 야외기동훈련은 총 48회로 작년 대비 10회 늘었고, 여단급 훈련은 4회에서 17회로 4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이번 연습 기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대응과 지상·해상·공중·사이버·우주자산 등 다양한 자산을 활용한 다영역 작전을 시행해 어떠한 도발에도 대응할 수 있는 한미동맹의 능력과 태세를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군은 정부 부처의 전시 대비 연습과 실제 훈련에도 참여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국가 총력전 수행 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육·해·공군도 UFS 연습 기간 다양한 실기동 훈련을 실시한다. 육군은 연합·합동 야외기동훈련을 통해 대규모 실기동 및 실사격 능력을 배양한다. 육군이 실시하는 주요 훈련으로는 한미 연합 유도탄 대공사격, 한미 연합 공중강습작전, 한미 연합 도하훈련, 다중이용시설 대테러 종합훈련 등이 있다.
해군은 다영역 해양작전 수행능력 배양과 한미 연합 공조체계 운영절차 숙달을 위한 지휘소 연습을 진행하며, 부대별로 주요 항만 통합방호훈련, 종합구조훈련, 항만 피해복구 및 함정 탄약 적재 훈련 등도 실시한다. 공군도 이번 UFS 연습 기간 한미 연합훈련뿐만 아니라 타군과의 합동훈련, 공군 단독 훈련 등 80여회의 야외 기동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북한은 UFS 연습을 ‘북침 전쟁 연습’이라고 주장하며 반발해왔다.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지난 12일 육군 최전방 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이 UFS 연습을 빌미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만약 적이 도발하면 ‘즉·강·끝’(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한다) 원칙에 따라 행동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정부는 한미 군사훈련인 UFS 연습과 연계해 국가 비상 대비 태세 확립을 위해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전국 단위 을지연습을 실시한다. 을지연습은 전시·사변이나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할 때 국가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연 1회 전국 단위로 실시하는 비상 대비훈련이다.
정부가 주도하는 을지연습 때 북한의 핵 공격 상황을 가정한 북핵 대응 훈련도 실시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을지연습에서 북한의 핵 공격시 주민 피해 최소화를 위해 주민대피, 피해지역 판단, 사상자 구조 등의 상황조치 연습을 실시한다”며 “중앙 부처는 이런 내용의 도상(모의) 훈련을 실시하며 지자체 중 세종시에서만 공무원 대상으로 자체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을지연습 때 정부가 북핵 대응 훈련을 하는 것은 작년에 이어 올해가 2번째이나, 북한의 핵공격 상황을 가정한 상황조치 훈련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 관계자는 “작년에는 핵 상황에서 정부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부처별 조치사항을 도출하고 이에 대해 토론하는 연습으로 진행됐고, 올해는 이를 발전시켜 상황 조치 연습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올해 UFS 지휘소연습에선 북한의 핵 공격 상황을 가정한 핵 작전 연습은 실시되지 않는다.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달 31일 열린 한미연구소(ICAS) 주최 온라인 세미나에서 UFS 기간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상정한 작전 시나리오가 적용되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면서 “그것은 시나리오에 없다”고 밝혔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과 라이언 도널드 연합사 공보실장도 지난 12일 UFS 연습 일정을 발표하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유사한 질문에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의 발언을 참고해달라”며 올해 UFS 연습 시나리오에 북한의 핵 공격 상황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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