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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이제는 해볼 만하다"…들썩이는 '진보의 아성' 시카고

[美 민주당 전당대회]19일부터 나흘간 해리스 대관식

행사준비 당원들 상기된 표정 역력

바이든·오바마·클린턴 등 총출동

팝스타 비욘세도 깜짝 등장 가능성

친팔 시위대 집결에 긴장감 고조

18일(현지 시간)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 무대에서 관계자들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UPI연합뉴스




“그동안 민주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을 멀쩡한 후보처럼 보여주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상황이 바뀌니 희망이 보입니다.”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18일(현지 시간) ‘진보의 도시’ 시카고는 민주당 대선 후보 대관식이라는 축제를 앞두고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현지에서 만난 지지자들은 대선 후보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으로 바뀐 사실에 기대감을 감추지 않으며 “이제는 해볼 만하다”고 입을 모았다.

뉴욕에서 왔다는 루(33) 씨는 “바이든 대통령이 계속 후보였다면 상황은 갈수록 악화됐을 것”이라며 “민주당 전체에 희망과 에너지가 다시 넘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매릭(35) 씨도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 분명히 미국의 많은 사람들이 소외 받을 것”이라고 우려하며 “해리스가 (당선)돼야 하고, 될 수 있으며, 되기를 기대한다”고 힘줘 말했다.

민주당의 활기찬 에너지는 시카고의 관문인 오헤어 국제공항에서부터 온몸으로 느껴졌다. 전당대회를 알리는 각종 현수막이 눈길을 끌었고 자원봉사자들은 전당대회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미국 전역에서 오는 대의원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유나이티드 센터와 매코믹 플레이스 등 전당대회 행사장 인근에서는 이날부터 경찰의 삼엄한 경계가 시작됐으나 행사를 준비하는 당원들은 상기된 표정이 역력했다.

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해리스 부통령의 ‘허니문 효과’를 80여 일 남은 11월 대선까지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여론조사 업체 입소스와 함께 미국 성인 2336명을 조사해 발표한 결과 양자 가상 대결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49%로 트럼프 전 대통령(45%)을 4%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추월하거나 앞질렀다는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는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등 민주당의 전·현직 대통령이 총출동해 지원 사격에 나선다. 민주당이 이날 발표한 일정에 따르면 ‘국민을 위해’라는 주제를 내세운 19일 전대 첫날 행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연사로 나서 해리스 부통령에게 횃불을 넘겨준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말 동안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자신의 과업을 넘기는 연설을 가다듬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미국의 미래를 위한 담대한 구상’을 주제로 한 20일 행사에서는 민주당의 ‘슈퍼스타’이자 시카고에 정치적 뿌리를 둔 오바마 전 대통령과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무대에 올라 결집과 지지를 호소한다. ‘자유를 위한 투쟁’이 주제인 셋째 날(21일) 행사에서는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후보 수락 연설에 나선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월즈 주지사를 소개하는 연설을 맡을 예정이며 월즈 주지사의 부인 그웬 월즈 여사도 연단에 선다.

전대의 하이라이트인 넷째 날(22일) 행사의 주제는 ‘미래를 위해’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미국의 미래와 중산층을 살리기 위한 비전을 선포할 예정이다.

지난달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가 ‘헐크 호건’의 등장으로 눈길을 끌었다면 민주당의 전당대회에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총출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행사 둘째 날 2000년과 2020년 민주당 전대에서 모습을 보인 존 레전드의 공연이 예정돼 있고 21일에는 미국 최초의 여성 부통령을 다룬 미국 드라마 ‘비프’에서 부통령 역을 맡은 줄리아 루이드레이퍼스가 사회를 맡아 8명의 여성 민주당 주지사와 대담하는 자리를 갖는다. 세계적인 팝스타 비욘세나 테일러 스위프트가 깜짝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CNN은 언급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비욘세와 각별한 관계이며 대선 유세곡으로 비욘세의 ‘프리덤’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전당대회 행사장 주변에서는 대규모 시위를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전역에서 약 200개 단체가 참가한 ‘DNC 행진(March on the DNC)’은 전당대회 첫날과 마지막 날 수만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 이들은 미국 정부의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할 것을 촉구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1968년 베트남 반전시위로 유혈 사태까지 벌어졌던 민주당 전당대회의 악몽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행사장 외곽에서 만난 아랍계 유권자들도 민주당에 대한 싸늘한 시선을 숨기지 않았다. 무하마드(52) 씨는 “가자지구의 시민들을 위해서 미국이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트럼프보다는 해리스가 조금은 나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그녀가 누구인지 모르고, 아직 그들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헤어 공항에서 행사장까지 기자를 안내한 아랍계 우버 기사 역시 “시위대가 도시를 장악할 내일은 끔찍한 하루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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