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각급 학교의 2학기 개학이 시작되면서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최고 유행 수준인 주당 35만 명 선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감염취약시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치료제·자가진단키트 공급을 늘린다는 계획이나 감염병 위기 단계나 법정 등급 상향을 통한 강제 대응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
홍정익 질병관리청 감염병정책국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환자 수는 작년 8월의 절반 수준이지만, 최근 2년간의 여름철 유행 동향과 추세를 분석했을 때 월말에는 작년 최고 유행 수준인 주당 35만명까지 예상한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학교들이 이번주 개학하는 탓에 당국은 학교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 때문에 긴장하고 있다.
이에 질병청은 교육부와 협의해 새로운 코로나19 감염예방수칙을 각 학교에 배포한 상태다. 새롭게 배포한 수칙은 코로나19에 감염된 학생이 집에서 쉬는 기간을 출석으로 인정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학교에 재직 중인 65세 이상 고령자 등 고위험군은 실내공간에서 마스크를 끼고, 증상이 있을 때는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도록 했다.
당국은 요양병원, 장애인복지시설 등 감염취약시설 관리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감염취약시설 내 감염병 확산 가능성을 초기에 차단하기 위해 보건소에 신고해야 하는 집단발생 기준을 기존의 10명에서 2명으로 대폭 줄였다. 홍 국장은 이날 별도 백브리핑을 통해 “ 7일 이내에 종사자와 입소자를 포함해 2명 이상의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면 해당 감염취약시설은 보건소로 신고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는 “감염취약시설에서 생활하는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코로나19에 걸리면 중증 환자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어서 1차적으로 보호해야 할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시설에 대한 면회 제한은 고려하지 않는 대신 마스크 착용을 강력 권고하기로 했다.
감염취약시설에서 코로나19 집단발생 건수는 최근 들어 급증하는 추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병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방역통합관리시스템에 등록된 코로나19 감염취약시설 내 집단발생 건수가 이달 들어 총 69건, 환자 수는 1646명을 나타냈다. 집단발생 건수는 지난달 첫째주 0건에서 이달 둘째주 41건으로 급증했다.
이달 나머지 기간에도 집단발생이 계속될 공산이 크다. 전 의원은 “집단발생이 증가하기 시작한 7월 중순부터 선제적으로 관리를 강화했다면 8월의 폭증 상황을 막을 수도 있었다”며 “의료공백과 치료제 부족 등으로 중증환자 치료가 어려운만큼 정부가 감염 취약시설을 면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정부는 충분한 치료제와 진단키트를 확보해 전국 병원과 약국, 보건소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치료제 26만명분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한 예비비를 의결했으며, 다음주까지 전국 약국에 충분히 공급해 치료제 공급을 안정화할 방침이다. 자가진단키트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생산·유통 과정을 면밀히 관찰 중이다. 장민수 식약처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8~16일 상위 9개 자가검사키트 제조사의 시장 출하량이 257만개 이상으로 파악됐다”며 “현재 공급량이 이달 초에 비해 2~3배 늘어난 추세로 앞으로도 계속 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동이 많은 추석연휴를 맞아 대응 메시지를 적어도 연휴 1주일 전에는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홍 국장은 “이번 추석 연휴가 길어서 대응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환자 발생 추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측할 수 없어서 조금 더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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