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1명이 20일 새벽 강원도 고성군 내 육군 22사단 관할 구역으로 귀순했다. 이달 8일 한강 하구 접경 지역에서 민간인 1명이 넘어온 지 12일 만으로 군 안팎에서는 최근 전면 가동한 대북 확성기 방송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동부전선에서 북한 인원으로 추정되는 1명의 신원을 확보해 관계기관에 인계했다”고 밝혔다.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군의 계급은 하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에 따르면 경계 작전을 펼치던 22사단은 전날 심야부터 강원 고성군 군사분계선(MDL) 이북에서 이상 동향을 파악해 집중 감시에 들어갔고, 해당 인원이 MDL을 넘자 유도에 나섰다. 그는 군의 유도 지시에 순순히 응한 뒤 최초 소통 과정에서 귀순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북한 군인이 귀순한 22사단 관할 지역은 2020년 11월 이른바 ‘월책 귀순’, 2021년 2월 ‘오리발 헤엄 귀순’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던 곳이다.
최근 남북 접경 지역에서는 북한 주민의 귀순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8일에도 북한 주민 1명이 한강 하구 남쪽 중립 수역을 걸어서 탈북했다. 잇따른 귀순이 북한 내부의 동요나 민심 이반 현상과 무관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지난달 21일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전면 시행 이후 한 달 만에 2명이 탈북한 만큼 대북 확성기 방송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넘어온 북한군의 임무 구역도 대북 확성기 방송의 영향권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확성기 방송에서는 “노예의 삶에서 탈출하라”와 같은 북한 주민의 각성을 촉구하는 내용들이 상당 부분 포함돼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귀순에 대해 “북한군은 국경을 걸어서 오거나 수영해서 온다” 며 “북한군의 기강과 감시체계의 문제 등과 같은 차원에서 만약 이 숫자가 빈번해지면 전반적으로 접경 지역 근무 북한 군인들의 상황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척도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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