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의사의 오진으로 인해 이혼 위기를 겪었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19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지난달 말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기 위해 서울 강서구의 한 산부인과에 방문했다. 이날 "질염이 있다"는 소견을 듣고 세균 검사를 받은 A씨는 이후 병원 측으로부터 "유레아플라스마 파붐과 헤르페스 균(성병)이 나왔다. 내원해서 치료를 받아라"는 연락을 받았다. 병원 관계자는 A씨에 "헤르페스는 입술에 물집 잡히듯이 그런 게 밑(생식기)에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A씨가 "헤르페스는 성병이 아니냐"고 묻자, 병원 측은 "균이 나왔으니 일단 내원해서 설명 들으라”며 “100% 성 접촉을 통해 나온다는 보장은 없다"고 답했다.
병원을 찾은 A씨는 의사에게 "지금껏 남편 말고는 관계를 맺은 사람이 없고 남편도 문란한 사람이 아니다. 그동안 부부 모두 헤르페스 증상이 나온 적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의사는 "10년 전 무증상으로 균을 갖고 있다가도 면역력이 떨어지게 되면 그제야 증상이 나타나는 일도 있다"고 설명했다. 충격에 휩싸인 A씨는 인근 산부인과에서 재검진을 받았고, 남편 역시 비뇨기과에 방문해 검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남편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에 급기야 이혼까지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다른 병원에서 검진한 결과, 두 사람에게 헤르페스 2형은 검출되지 않았다. 이에 본래 병원에 재검진 결과를 말하자, 병원 측은 "(초진 당시) 분비물을 채취해 검사했고, 결과가 그렇게 나왔다. 저희도 이 검사를 (외부에) 의뢰하는 것"이라며 "균이 잠재돼 있다가 몸이 피곤하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저는 그 말이 이해가 안 됐다. 보균자도 아닌데 피곤하다고 그 증상이 나타나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답답해했다. 그러면서 "20년 이상 결혼 생활을 하면서 겪은 큰 고비였다"며 "사람이 일하다 보면 실수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렇지만 먼저 별다른 사과를 하지 않은 건 좀 아쉽다"라고 전했다.
해당 사연이 알려지자 누리꾼들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일었다. “처음 방문한 병원 측으로부터 보상받아야 한다”, “병원은 한 군데만 가서는 안 된다” 등의 의견도 나왔으나, “의사 말대로 헤르페스 균은 면역력이 떨어지면 나오기도 한다”, “의사는 검사 결과대로 말한 것뿐이다” 등 오진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편 헤르페스 감염은 1형과 2형으로 나뉜다. 1형은 입술 주위나 잇몸에 물집이 나고, 2형은 생식기 주변에 물집이 나타나며 성병에 해당한다. 다만 간혹 헤르페스 1형이 성기 주변에 나타나거나, 2형이 얼굴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있어 정확한 유형을 알기 위해선 PCR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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